지난 21일 13번째 ‘레드어워드’ 개최
총 8개 부문 9개 수상작 발표

[뉴스클레임]
지난 21일 13번째 ‘레드어워드’가 공간채비에서 개최됐다.
이날 레드어워드는 ‘자본의 착취와 국가의 폭력, 사회적 차별에 비판적이고 저항적인 문화예술활동’을 대상으로 총 8개 부문 9개 수상작이 발표됐다.


조재연 미술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된 시상식에서 먼저 주목할 만한 ‘토대’ 부문은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이 수상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장기자랑', '노란리본, '연속, 극' 등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우리가 마주한 슬픔이 무엇이고 우리가 마주한 분노가 무엇인지, 슬픔과 분노 속에서도 어떻게 인간에 대한 사랑을 지켜냈는지를 보여주며, 연극의 힘, 예술의 힘 그리고 연대의 힘을 다시 각성시켜 줬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은 연극 '비밀의 화원'이 수상했다. '비밀의 화원'은 2016년 여름 이화여대 대학본관 점거농성 투쟁을 다룬 작업이다. 2016년의 싸움을 되짚으며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고 있다.
주목할 만한 ‘연대’ 부문은 '현지 가이드와 함께하는 동아시아 맞춤 투어'와 '이름을 모르는 먼 곳의 그대에게'가 공동수상했다.


‘음반’ 부문은 '이름을 모르는 먼 곳의 그대에게'는 무너진 강정의 바다 앞에서, 소성리의 폭력 앞에서, 해고노동자들, 젠트리피케이션 피해상인, 쫓겨나는 사람들과 함께 각자의 방식으로 노래해온 12팀의 뮤지션들이 참여한 앨범이다. 뮤지션으로 음반에 참여한 남수는 올해 축하공연으로 레드 어워드를 빛내 주기도 했다.

이밖에도 주목할 만할 ‘반동’ 부문에는 '윤석열'이 선정됐다. 내란도 내란이지만, 윤석열이 지난 7월 블랙리스트 주요 실행자인 용호성을 문체부 1차관으로 임명한 점에 주목했다. 용효성은 2014년 청와대 파견근무 당시 문화예술계 배제인사 명단을 문체부에 전달했고, 2015년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 시절에는 특정 연출가를 공연에서 배제시킨 바 있다.
‘광장’ 부문은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가 수상했다.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는 전국의 시민들이 보내준 3000여 켤레의 신발들을 전시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전쟁 희생자 규모의 크기와 무게를 체감하게 하는 등 반복되는 학살의 역사 앞에서 우리가 무엇을 직시해야 하고 무엇을 잊어서는 안 되는지 보여줬다.


‘담론’ 부문에는 뉴스타파 <쿠팡은 바뀌지 않는다 2>가 선정되었다. 잠입취재를 통해, 코로나 시기 쿠팡의 급격한 성장과 나스닥 상장 이면에 감춰진 정교한 노동착취와 이로 인한 노동자의 과로와 죽음의 과정을 추적하고 쿠팡이 영입한 61명의 인사들까지 밝혀내며, 최근 20여 쿠팡 노동자의 죽음이 일개 사업주의 윤리적 문제가 아니라 반사회적 자본과 결탁한 정치적 문제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기록’ 부문은 '청소년과 청년, 재난을 살아내다'가 수상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결성된 4.16재단이 올해 1월 설립한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가 기획하고 박희정과 최시내가 작업한 웹툰이다. 재난과 참사가 취약한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더욱 가중돼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형식’ 부문에는 영화 '열 개의 우물'이 선정됐다. 80년대 인천 빈민 지역에서 탁아운동과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여성들에 관한 영화로 김미례 감독이 수상했다.

2024 레드 어워드 집행위원장을 맡은 적야 노동당 문화예술위원장은 폐회사에서 선정위원회의 총평을 인용, "2024년 레드 어워드 선정작들의 세계는 어느 해보다 시공간적 스펙트럼이 넓어서, 가깝게는 올해 여름 제주에서 발생한 쿠팡 배송노동자 사망에서 시작해서 작년 여름의 오송참사,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중국 선전 폭스콘 공장의 노동자 투신자살사건을 거쳐, 멀리는 1980년대 인천 지역 여성들의 노동운동과 1940년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까지 이른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폭염과 폭우, 폭설 속에서 전쟁의 전사자만큼이나 많은 수의 노동자가 일하다 죽어 나가고,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이 자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댄 2024년,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의 착취와 국가의 폭력, 사회적 차별 속에서 이어지는 재난과 참사가 결코 무관하지 않고,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망각과 외면 대신 기억과 연대가 필요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며 다른 시선으로 다른 세계를 준비하는 데에 작은 빛이 돼 준 2024 레드 어워드 수상자들에게 감사와 축하 그리고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