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원식 국회의장 페이스북
사진=우원식 국회의장 페이스북

[뉴스클레임]

우원식 국회의장이 6월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기한 내에 합의할 수 있는 만큼 논의를 진행하되, 가장 어려운 권력구조 개편은 이번 기회에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족한 내용은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2차 개헌을 통해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주권과 국민통합을 위한 삼권분립의 기둥을 더 튼튼하게 세우기 위함이라지만 국민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목소리로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고 말한다.

국민의힘은 우원식 의장의 제안을 수용했다. 유력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우 의장의 제안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개헌은 필요하지만, 지금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민주주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민주주의 파괴를 막는 게 더 긴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5·18 광주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방안이나 계엄 요건을 강화해 함부로 군사 쿠데타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국민의힘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대해선 국민투표법이 개정돼 현실적으로 개헌이 가능하다면 곧바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현행 헌법이 개정된 것은 1987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헌법에 문제가 있다면 고칠 건 고쳐야 한다. 우 의장의 "대통령 임기 초에는 개헌이 국정의 블랙홀이 될까 주저하고 임기 후반에는 레임덕으로 추진 동력이 사라진다"는 지적도 틀리진 않았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권력 구조 개편을 이번 기회에 하는 건 어렵다. 대선이 두 달 남았는데 개헌과 대선 투표를 동시에 하려면 한 달 안에 개헌안이 통과돼야 한다. 시기상 불가능하다. 1987년 개헌안 마련에도 90일이 걸렸는데, 정치권과 국민적 분열이 극대화한 지금, 남은 시간 동안 개헌안을 마련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최악의 경우로 더 나쁜 졸속 개헌안이 나올 수도 있다. 

개헌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내란 종식'과 파괴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다. 차근차근 내란 세력 잔당을 뿌리 뽑는 게 우선이다. 이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충분한 토의를 거친 후 차분히 결정해도 늦지 않다. 후보들이 대선 공약으로 개헌 내용, 일정 등을 밝히고 이를 지키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보는 것도 합리적이다. 지금은 개헌 논의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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