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정책연구소(CEPR)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딘 베이커는 트럼프의 정책이 '강탈(extortion)에 불과하며, 한국이 이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베이커는 트럼프가 한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위협과 함께, 이를 완화하는 조건으로 15% 관세와 3,5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지불을 요구한다. 3,500억 달러는 한국의 외환보유액 약 84%에 해당하는 규모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액수다.
딘 베이커는 25% 관세가 한국의 대미 수출을 약 125억 달러 추가 감소시킬 수 있지만, 이 감소분을 막기 위해 3,500억 달러를 지불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단언한다. 이는 경제적 논리를 무시한 채 동맹국으로부터 최대한의 돈을 뜯어내려는 노골적인 시도라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과 신뢰할 수 없는 행보다. 그는 과거의 어떤 안보 약속에도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왔다.
이미 우리나라는 미국과 FTA, 트럼프 1기 때 협상을 마쳤지만 그것은 휴지조각이 된 상태다.
딘 베이커의 지적처럼, 한국 지도자들이 북한이나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트럼프에 의지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 트럼프에게는 오직 '미국 우선주의'와 자신의 이익만이 존재할 뿐, 동맹국 방어는 부차적인 문제다.
최근 조지아주의 한국 기업에 대한 ICE(미 이민세관집행국)의 급습 사건은 이러한 불안정한 관계의 단적인 예다. 딘 베이커는 이 사건이 협상에서 언제든 재활용될 수 있는 '교환 카드'로 기능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미국이 더 이상 안정적인 수출 시장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베이커의 주장은 트럼프와의 거래가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15% 관세와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트럼프가 몇 달 후 다시 관세를 인상할 이유를 찾는 것을 막을 수 없다. 한국은 트럼프의 요구를 수용하기보다, 그의 불확실한 정책에 맞서 스스로의 경제와 안보를 지킬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