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여자가 여자 미워하는 건 이해’ 발언
공식석상 ‘여적여’ 프레임 언급에… 청년·여성계 “성차별 통념 재생산”

이재명 대통령의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한다”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뉴스클레임DB
이재명 대통령의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한다”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뉴스클레임]

청년을 위로하겠다며 내놓은 한마디가 오히려 젠더갈등의 불씨를 키웠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괜히 여자가 남자를 미워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행사 현장에서는 청년 세대가 당면한 기회 부족과 경쟁 심화 문제, 그리고 이에 대한 기성세대 책임을 직접 언급했다.

해당 발언 이후 ''여적여'(여성의 적은 여성)라는 낡은 성차별 통념을 대통령이 직접 공식석상에서 언급했다는 지적이 언론과 여성단체, 청년층,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거세게 제기됐다. 청년 커뮤니티와 SNS에는 “공적 소통 자리에서 최고책임자가 젠더 갈등 프레임을 재생산했다”는 비판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또한 “기존 지지층마저 실망했다”, “여성 연대 훼손이다”,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국가 책임을 방기한 것”이라는 반응도 쏟아졌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2일 논평을 내고 “젠더갈등의 본질을 흐릴 뿐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구조적 불평등에는 변화가 없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청년세대 어려움을 남녀 갈등으로 치환하는 것은 현실의 성차별을 덮는 심각한 문제”라며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 있는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실제 한국의 성별 격차와 차별 문제는 국제 비교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세계경제포럼 젠더 격차 순위에서 한국은 148개국 중 101위에 머물렀고, OECD 회원국 가운데 성별 임금격차는 29%로 28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또한 2024년 기준 중앙정부 고위공무원 여성 비율은 12.9%이며, 강력·성폭력 범죄 분야에서 여성 피해자 수도 꾸준히 높게 집계된다.

청년, 여성단체가 지적한 것처럼 이번 논란은 단순한 발언을 넘어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성별 격차 현실과 직결돼 있어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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