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청 여성 간부들, 구청장 무대에 ‘공무출장 백댄서’로 등장
“자발적 참여였다” 해명에도 성인지 감수성·공직 윤리 논란 확산

[뉴스클레임]
광주 북구청장이 KBS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현직 여성 간부 공무원들이 공무출장을 내고 백댄서로 등장한 사실이 알려졌다. 주민 축제라던 해명에도 공직 윤리와 성인지 감수성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지난 6일 광주 북구 동강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KBS 전국노래자랑 ‘광주 북구 편’ 녹화에서 문인 북구청장은 가수 윤수일의 아파트를 불렀다. 그 뒤에는 선글라스와 스카프를 착용한 여성 8명이 반짝이 응원 도구를 흔들며 춤을 췄다. 모두 북구청의 국·과장급 간부였다.
이들 공무원은 평일 진행된 행사에 ‘공무 목적 출장’을 신청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장비는 지급되지 않았으나 행사 목적과 절차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확산됐다. 북구청은 “간부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했고 특정 성별이나 직급을 지정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무대에는 여성 간부만 올랐다.
광주 북구청은 2022년에도 전국노래자랑 녹화에서 여성 공무원과 구의회 의원이 구청장 무대의 백댄서로 올라 논란이 됐던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성인지 감수성 부족과 조직 위계 문화, 공직자 품위 훼손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불과 3년 만에 동일한 장면이 되풀이되자 "공직사회 인식 변화가 여전히 멀었다"는 비판이 지역사회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공무원노동조합 광주지역본부는 “여성 간부들만 무대에 세운 행위는 조직 내 위계와 성인지 감수성 결여의 단면”이라며 구청장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또한 “백댄서 역할을 공무 수행 출장으로 처리한 건 직권남용·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문인 구청장은 “관례적 요청에 따라 무대에 섰고, 무대에 오른 공무원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주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 앞으로 행정 책임자로서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출장 신청 경위 및 행사 절차 등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북구청에 자료 제출을 공식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