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사진=서울시

 

[뉴스클레임]  우리는 모든 게 ‘빨리빨리’였다. 과거에는 경제개발계획을 빨리빨리 밀어붙였다. ‘새벽종이 울리면’ 자리를 털고 빨리빨리 일어났다. 새마을도 빨리빨리 가꿨다. ‘증산’과 ‘수출’, ‘건설’도 빨리빨리 이룩했다.

그런 결과,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었다.

우리는 정책도 빨리빨리 바꿨다. 정권이 바뀌면 새 정책이 빨리빨리 발표되었다. 정권은 이를 ‘치적’으로 삼았다.

‘4대 강 사업’의 경우가 그랬다. ‘임기 내’에 끝내야 했다. 우선 ‘1대 강 사업’을 해보고, 문제점이나 보완할 점을 해결하면서 추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다음 정권에서 ‘2대 강 사업’, ‘3대 강 사업’ 등 단계적으로 하도록 남겨주지 않았다.

우리는 복지정책도 빨리빨리 서둘렀다. 주 5일 근무, 대체휴일, 주 52시간 근무,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이었다. 주 5일 근무제도가 기대와 달리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를 폭등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해도 서둘렀다.

우리는 먹고, 쓰고, 노는 일마저 빨리빨리 서두른 적 있었다. ‘과소비 열풍’에 빠지면서 바나나를 지나치게 많이 수입했다. 그 바람에 상한 바나나를 땅에 파묻어 버리기도 했다.

이랬던 빨리빨리 풍조가 사라지는 듯했다. 지난 2012년, 프랑스 신문 ‘르피가로’는 “한국이 ‘빨리빨리’라는 구호를 벽장에 넣고 노동시간 줄이기에 나섰다”고 보도한 것이다.

그랬는데, 또 하나의 ‘빨리빨리 유전자’가 발휘되는 듯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다. 그 프로젝트가 ‘그레이트’했다.

발표에 따르면, ‘4대 핵심전략’이 있었다. 자연과 공존하는 한강, 이동이 편리한 한강, 매력이 가득한 한강, 활력을 더하는 한강 등이라고 했다. 세부사업은 55개에 달했다.

상암동 하늘공원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관람차 ‘서울링(Seoul Ring)’이 생긴다고 했다. 바큇살이 없는 고리 형태로, 크기가 180m에 달하고 있다. 90m 높이의 난지도 하늘공원 위에 세우면 전망 높이로는 세계 최고라고 한다.

한강 위를 걷는 수상산책로를 만들고, 공중 이동이 가능한 곤돌라(리프트)와 도심항공교통(UAM) 등을 운영한다고 했다. 항만시설인 마리나(marina)라는 것도 여러 곳에 조성할 예정이라고 했다.

잠수교에는 수상산책로를 만들고 물 위에서 영화나 소규모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조성하고, 여의도공원에는 제 2의 세종문화회관도 만든다고 했다.

‘한강변 야간경관 가이드라인 및 마스터플랜’으로 야간경관 특화명소를 발굴하고, 한강교량 경관조명도 개선하기로 했다는 발표다.

이 프로젝트는 오세훈 시장이 과거 임기 때였던 2007년에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사업’의 2.0 버전이라고 했다. 따라서 프로젝트는 오 시장의 ‘치적’으로 남을 것이다. 오 시장은 서울을 ‘매력 특별시’로 격상시키겠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비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발표가 보이지 않았다. ‘서울링’을 만드는 데 40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는 정도였다. ‘55개 세부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비용은 별로 언급되지 않고 있었다.

아마도 ‘시민 부담’이 될 것이다. 어쩌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동안의 ‘집중적인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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