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레임DB
뉴스클레임DB

[뉴스클레임]

"제발 좀 도와 주십시오… 아니면 저는 미쳐 버릴 겁니다. 단칸방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처가 식구들이 같이 살고 있다보니, 모두들 신경이 곤두서서 서로 고함을 지르고 야단입니다. 방이 아니라 생지옥인 걸요." 제가 하소연했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약속하겠나?" 스승은 근엄하게 말했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약속드리지요.”
"좋아, 가축이 몇 마리나 있나?"
"암소 한 마리, 염소 한 마리 닭 여섯 마리가 있습니다."
"그 가축들을 모두 방 안으로 들여 놓게, 그런 다음 일주일 후에 다시 오게"

제자는 아찔했다. 하지만 순종하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일주일 후에 그는 처참한 모습으로 신음을 하며 돌아왔다.

"머리가 터질 지경입니다. 그 오물! 악취! 소리! 모두들 미치기 직전입니다."
"돌아가서 동물들을 밖으로 내보내게." 스승은 말했다.

제자는 집에까지 단숨에 달려갔다. 그리고 다음날 기뻐서 눈을 반짝이며 돌아왔다.

"얼마나 살기가 좋은지요! 가축들은 마당에 있어요. 집이 천당 같아요… 아주 조용하고 깨끗하고 널찍하답니다."

이는 엔소니 드 멜로가 지은 속 뜻 그윽한 이야기 모음집 '일분의 지혜' 중 일부입니다.

장맛비가 끊이질 않고 밤새 내립니다. 너튜브로만 듣던 ASMR 빗소리를 실전으로 들으니, 늦잠을 절로 자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장마철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죠. 사실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장마철은 없습니다. 매년 겪어야 하는 장마철은 늘 누구에게나 힘이 듭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특히 더 힘든 이들이 있습니다.  반지하에 거주하는 이들과 동자동 쪽방촌 사람들은 지금 장마철이 고비입니다.

장대비가 물폭탄이 되어 쏟아질 때면 금새 지하방은 물이 들고 찹니다. 한 밤 꿀잠은 언감생심(焉敢生心) 입니다.

장마는 도시와 농촌 가리지 않고 곳곳에도 피해를 줍니다. 밤새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는 차를 걱정해야하는 도시민도, 4~5월 뜨겁던 봄볕 아래 애써 짓은 농사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진 않을까 노심초사 해야 하는 농부도, 마음은 똑같습니다.

그러나, 장마의 끝에는 항상 미소와 함께 찾아오는 햇살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이 또한 지나갈 겁니다.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며,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작은 것이라도 기뻐할 줄 아는, 희망을 잃지 않은 마음을 가져보세요. 장마가 끝나고 나면, 우리는 더욱더 강해져 있을 것입니다. 제자처럼 말이죠.!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