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뉴스클레임]

사상 초유의 대통령 '비공개 대국민 사과'다. 대통령의 사과를 직접 들은 국민은 단 한 명도 없다. 비공개 회의에서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말이 전해질 뿐이다. 민심을 경청하겠다면서 왜 죄송하다는 국민 앞에 하지 않고 몰래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는 국민이 더 많을 것이다. 

집권 여당의 참패 이후 엿새 만에 입장을 밝힌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 낮은 자세와 더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총선 민심을 사랑의 회초리에 비유하며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민생'과 '민심'을 14차례 언급하며 몸을 낮추기도 했다. 

대통령의 입장을 듣긴 했지만, 이번에도 일방통행식 발표였다. 국민을 직접 마주하지 않고 준비된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을 통한 입장 발표도 거론됐지만 끝내 국무회의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총선 참패 이후 직접 처음 입장을 밝히는 중요한 사안에서까지 상호 소통 없는 대통령인데, 대체 민심을 무슨 방법으로 경청하고 많이 소통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여권 내에서도 "국민을 그렇게 대하면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영남지역 의원은 “국민을 대하기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간보는 것 같았다. 여론이 안좋은 거 같으니까 부랴부랴 참모가 마사지하지 않았나. 아직도 내가 뭘 잘못했느냐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사과' 발언이 나온 데 대해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된 하나의 큰 요인이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비공개적인 총선 입장에 앞으로 남은 3년도 내내 국민과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않을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남은 기간에는 불통에서 벗어나 국민 한 명 한 명의 다양한 요구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직접 소통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인 저부터 잘못했고, 앞으로 저부터 소통을 더 많이, 더 잘해 나가겠다"고 했다는데, 허언이 되지 말아야 한다. 말로만 ‘민생’과 ‘소통’을 강조하지 말고 이제라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의 입에서 '실망'이라는 단어가 나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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