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인기 빈민운동가
사진=최인기 빈민운동가

[뉴스클레임]

명절은 재래시장의 대목이다. 이 무렵만큼은 대형마트 못지 않게 사람이 붐비는 곳이 시장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 때를 놓치면 그만큼 손해가 막심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든 시장에서 상인들은 물건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분투 중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 오랜 전통시장인 청량이 경동시장 일대에서 기습 철거가 벌어졌다. 사전 계고도 안 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노점상과 상가가 수십 년 동안 서로 상생하며 살아온 공간이 구청 눈에는 눈엣가시인 모양이다. 

대목을 앞두고 생계에 타격을 받은 이들은 막막하기만 하다. 명절이 그다지 반갑지 않게 됐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이었고, 오랜 시간 거리에서 채소, 구황작물 등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노점상인들은 구청 면담을 요구하며 빼앗긴 마찰와 물품을 되돌려 달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노점상이 엄연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불법' 낙인을 찍어 폭력적으로 탄압하고 있는 동대문구청을 규탄하며 '노점말살 중단'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지난 3월 '동대문 노점상 생존권 보장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에서도 이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동대문 노점상 생존권 보장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등은 "대화와 타협도 없이 노점상을 강제 철거하는 구청의 기조는 미관을 핑계로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동대문구청에 노점탄압과 노점 물건, 매대 강제철거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상생의 길은 없는 건가. 도시 미관, 도시계획 등의 이유로 노점상을 철거하는 것이라면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논의해서 정하면 될 일이다. 이런 시도도 없이 노점상을 강제철거하는 기조는 한 사람의 목숨, 생존권을 죽일 뿐이다. 

지금까지 변한 것은 없다. 생계를 위협받는 노점상의 하루는 계속되고 있고, 청량리 일대 노점상의 절규는 멈추지 않고 있다. 폭염, 무더위보다 더 지긋지긋한 단속과 철거를 막고자 아스팔트 위에서 쓰러지고 있다. 그러나 함께 모여 살 길을 찾아가는 노점상들의 얼굴에 그늘만 있진 않다. 오늘도 다같이 "노점상도 사람이다"를 외친다. 조금이라도 나아질 미래를 꿈꾸며 '노점생존권 보장'을 말한다.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