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대한통운
사진=CJ대한통운

[뉴스클레임]

토요일도 아닌 일요일에 택배가 도착했다. 주문했던 상품을 빨리 받는 건 기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택배업계가 주 7일 배송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1월부터 주 7일 배송 시스템 '매일 오네'를 시작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택배 등 후발 주자들은 아직 눈치를 보고 있는 상태다. 

보다 더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 확보에 사활을 건 것으로 보이나 CJ대한통운이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CJ대한통운의 1분기 매출액은 2조992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1.9% 감소한 854억원으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CJ대한통운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는 택배사업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택배사업(O-NE)의 매출은 전년 1분기 937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762억원으로 6.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9%나 줄었다. 회사 측은 올해 1월부터 주 7일 배송 서비스인 ‘매일 오네(O-NE)’를 시행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택배 물량 감소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주 7일 배송 시스템 도입 후 휴일에 일하는 배송기사에게 기존 수수료에 25~40%의 휴일·타권역 배송 수수료를 더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1분기 CJ대한통운의 택배 물량은 3억7700만 박스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체 물동량이 줄면서 회사에 손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CJ대한통운은 1분기 ‘매일 오네' 서비스로 차별화 배송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휴일에 소비가 집중되는 홈쇼핑이나 SPA브랜드, 식료품 카테고리 배송이 증가했고, 새벽배송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6%, 당일 배송 물량은 99%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올해 오네 부문은 새벽배송의 전국권 확대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2분기 지방권 확대에 이어 하반기엔 전국 권역 서비스를 오픈할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도 2분기부터 CJ대한통운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에 따른 성적표라며 비용 부담 완화와 물동량 증가 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경기가 살아나고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돼야 비용을 상쇄할 수 있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 소비자들이 '작은 소비'마저 줄이고 있는데, 불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상황 반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다. 

주 7일 배송은 어쩌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트렌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 7일 배송이 반드시 매출과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경기불황의 그림자가 언제쯤 걷힐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 헛발질을 계속 하며 주 7일 배송을 고집하는 게 옳은 걸까. 부진한 실적을 메꿀 전략을 새로 세우는 게 필요하진 않을까. 1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지난해해 수준을 회복해 하반기부터 다시 성장이 재개될 것이란 예상이 과연 맞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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