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 뉴스클레임 DB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 뉴스클레임 DB

[뉴스클레임]

진성준 의원의 발언과 관련,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부자 감세'인지 아니면 일반 개인투자자에게도 유리한 제도인지에 대한 논의는 여러 측면을 봐야 한다. 진 의원 주장은 특정 통계에 기반하고 있지만, 해당 통계의 범위와 국내 기업 환경의 특성을 함께 살펴보면 진 의원이 발언이 왜 심각한 오류가 있는지 명확하다.

1. 국세청 배당소득 통계의 범위와 한계

진성준 의원이 2023년 기준 상위 0.1%가 전체 배당소득의 45.9%를 가져간다는 국세청 통계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소영 의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 통계가 비상장 기업의 배당소득까지 포함된 수치이며, 연기금이나 법인이 받는 배당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이 통계는 국내 상장회사의 배당금 총액이 어떻게 배분되는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자료가 아니라는 의미다.

2. 국내 기업 환경의 특성: 상장 기업의 낮은 비중

우리나라 기업 환경을 보면, 2023년 말 기준 총 법인사업자 수는 130만2000개에 달한다. 이 중에서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2024년 기준 2629개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법인 기업 중 약 0.202%만이 상장되어 있다는 뜻이며, 약 99.8%의 법인 기업은 상장되어 있지 않다. 즉, 국내에서 활동하는 법인 기업 1000개 중 약 2개만이 주식 시장에 상장되었거나 상장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99.8%에 달하는 비상장 법인 기업의 경우, 대주주나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들 법인이 벌어들이는 소득의 대부분은 사실상 이들 대주주에게 집중될 수 있다. 이는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기업 소득 분배의 한 단면이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와는 별개로 존재하는 구조적 특성이다.

3. 상장 기업 배당에서 연기금의 역할

진성준 의원의 통계가 간과하는 중요한 부분은 상장 기업의 배당에서 연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역할이다. 2025년 4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156조 원으로 기금 적립금의 12.7%를 차지하며 , 코스피 200 내 지분율은 약 7.06%로 추정된다. 이는 코스피 200 기준 상장사 대주주 지분율보다 더 높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7.28%), SK하이닉스(7.98%), NAVER(9.31%) 등 주요 코스피 200 종목에 5% 이상, 심지어 10%를 초과하는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 상장 기업의 주요 배당 수령자 중 하나이며, 기업의 배당이 늘어나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도 더 많은 배당을 받게 돼, 이는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의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 배당만을 대상으로 한 국세청 통계를 가지고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부자 감세'라고 단정하는 것은 전체 그림을 보지 못한 왜곡된 주장일 수 있다.

4.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정책적 목표 및 국제적 흐름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단순히 세금 감면을 넘어선 명확한 정책 목표를 가지고 있다.

과도한 배당소득세율은 한국 증시가 저평가받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하고 , 한국 증시의 매력을 높여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을 촉진하여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기업이 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납부한 후, 남은 이익을 주주에게 배당할 때 다시 소득세를 과세하는 현행 시스템은 동일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행 배당세액공제 제도가 이중과세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 세계 주요국들은 이러한 이중과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배당소득에 대해 낮은 세율로 과세하거나 아예 비과세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는 개인과 법인의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으며 미국은 주식 보유 기간에 따라 0~20%의 세율을 적용한다. 프랑스는 30%, 독일은 25%, 일본은 20.315%의 단일세율을 분리과세로 적용하고 있다. 한국 또한 1999년까지는 15%(주민세 포함 16.5%)로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했으나, 2000년부터 누진세율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맞춰 이중과세 문제를 완화하고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정책적 정당성을 가진다.

5. 투자 시장의 왜곡 해소

세금 부담이 줄어들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배당주 투자를 고려하게 되어 자본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이는 전반적인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이는 국내 투자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만 너무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고, 주식 시장으로 분산시켜 과도한 부동산 공화국의 폐해도 줄일 수 있다.

▶[송기훈님의 ‘팩트언락(Fact Unlock)’은 복잡하게 얽혀 있거나 오해받기 쉬운 이슈의 진실을 밝히고 핵심을 명확하게 해설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정치적 발언이나 통계 왜곡, 정책 효과 등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여러 문제를 ‘언락’(unlock), 즉 잠겨 있던 진실을 열어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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