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하청 노동자 연쇄 사망' 따른 정부 규탄' 긴급 기자회견
한국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소서 하청노동자 추락 사망
대책위 "구조를 바꾸는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3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된 '발전소 하청 노동자 연쇄 사망에 따른 정부 규탄 긴급 기자회견'. 사진=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
3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된 '발전소 하청 노동자 연쇄 사망에 따른 정부 규탄 긴급 기자회견'. 사진=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

[뉴스클레임]

'태안화력 고(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최근 발전소에서 연이어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 대책을 강력히 요구했다.

3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지난 28일 한국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소 환경설비개선공사 현장에서 비계 해체작업 중 3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를 계기로 마련됐다.

대책위는 "지난달 2일 태안화력에서 2차 하청노동자 김충현씨가 사망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또다시 발전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정부와 발전공기업의 안전대책이 전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참혹한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2018년 12월 故 김용균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이후 현재까지 국내 발전소에서 수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사고 유형도 다양했다. 2019년 5월 중부발전 신서천화력발전소에서는 37미터 높이 크레인에서 떨어진 부품에 50대 일용노동자가 맞아 숨졌고, 2020년 9월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60대 화물노동자가 석탄 하역기에 깔려 사망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서 화물노동자 심장선씨가 3.5미터 높이 화물차에서 석탄회를 싣다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2021년에는 특히 집중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 7월 중부발전 신서천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가 전년도 전기설비 폭발사고로 입은 전신 화상을 치료받던 중 사망했고, 8월에는 동서발전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이산화탄소 용기호스 작업 중 질식사고로 40대 노동자 1명이 숨졌다. 같은 달 남부발전 부산LNG발전소에서는 원청 갑질에 항의하며 투신을 시도한 사례도 발생했으며, 10월에는 폐쇄를 앞둔 남동발전 삼천포발전소에서 30대 하청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근 2년간에도 사망사고는 계속됐다. 2022년 3월과 7월 각각 삼천포발전소와 당진화력발전소에서 추락사고와 폭염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23년에는 2월 중부발전 보령발전소에서 50대 하청 노동자가 15미터 높이에서 발판과 함께 추락했고, 11월 신서천화력발전소에서는 밸브 폭발로 인한 고압 수증기 누출 사고로 한전KPS 소속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중부발전 소속 노동자 2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올해 들어서도 6월 태안화력에서 김충현씨가 숨진 데 이어, 지난 28일 동해화력발전소에서 30대 작업자가 추락사망하는 등 연이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을 빌리자면, 국가에 의한 연쇄살인이다. 사고가 날 때마다 고용노동부는 대대적인 근로감독을 벌인다. 근로감독만으로는 안 된다. 김용균 사고 당시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을 내놓았지만,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만 난무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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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약속만으로도 안 된다. 죽음을 멈출 수 있는 대책을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한다"면서 "7월 28일 사망사고의 책임은 이재명 정부와 김민석 총리에게 있다. 이재명 정부는 산재로 가족과 동료를 잃은 이들에게 더 이상 거짓을 말하지 말라. 이재명 정부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멈추라"고 강조했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장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6건의 산재 사망 사건이 발생했고, 그중 4건의 사건이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를 직접 거명하면서 대통령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죽음을 용인하는 것과 같다'며, 이것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아니냐고까지 이야기했다"고 발언했다.

그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막중한 무게가 있으며, 그 한마디 한마디가 진심 어린 마음으로 꺼낸 말이라고 믿는다"며 "더 강력히 촉구한다. 발전소에서 이어지는 죽음을 멈추기 위해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죽음의 일터를 삶의 일터로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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