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레임]

한미 정상회담을 불과 3시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SNS를 통해 “한국에서 숙청·혁명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나라와는 사업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그 자체로 외교 무대의 진흙탕 싸움을 연상시킨다. 트럼프 특유의 ‘압박 전술’은 협상 막판에 판을 흔들고, 상대를 심리적으로 몰아붙여서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기법으로 유명하다. 흡사 권투 경기에서 거리를 유지하며 잽을 날리는 ‘아웃복서’의 전략이자, 협상장에서 통용되는 더러운 심리전이다.
트럼프식 협상술의 본질은 바로 예측 불가능과 불확실성 증폭이다. 상대방이 안정적으로 회담을 준비할 수 없게 미리 판을 뒤흔들고, 회담 분위기가 우호적인 쪽으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강하게 압박한다. 정상회담 몇 시간 전 난데없이 SNS에 “사업 못한다”, “한국에 문제가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은, 상대가 협상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방어적으로 만들려는 교란 전략과 다름없다.
이 방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과의 무역협상이나 노동협정에서도 반복적으로 사용해온 전형적 수법이다. 미리 엄포를 놓고, 갈등의 이미지를 키워 자신의 패를 강하게 만들며, 상대가 일정 부분 양보하거나 미국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내주기를 은근히 강요한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이런 ‘압박 협상술’은 동맹국 국민 자존과 상호 존중의 신뢰, 그리고 글로벌 규범마저 난타하는 부작용이 크다.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을수록 더 품격 있게 대화해야 한다는 국제적 상식과는 정면으로 반하는 처사다. 트럼프의 행동은 정상외교가 아니라 권투장의 난타전처럼 비쳐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