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최근 미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들이 전세기를 타고 귀국하고 있다. 정부는 대한항공 보잉747 전세기를 '빈차'로 미국에 보내 우리 국민을 실어오기 위해 하루 더 공항에 묶였다. 이 막대한 항공기 임차비는 현대차와 한화솔루션이 부담한다고 알려졌다.
국가가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하늘길’을 비워주는 장면은 분명 선진국형 대응이다.
이 상황을 바라보며 문득 떠오르는 비교 대상은 김정은이다. 그는 2023년 북경이나 사할린을 갈 때마다 낡고 작은 러시아제 열차에 몸을 싣는다. 비행기는커녕 북한의 구식 협동체로는 자기 목숨도 보장할 수 없을 정도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에게 보잉747을 빌려야 했던 이유 역시, 대외 ‘최고 존엄’이 타기에 마땅한 항공기가 북한에는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은 기업·정부가 힘을 모아 국민의 귀환을 국가 차원에서 책임지는 그림을 만들어냈다. 북한의 경우, 해외 일정 자체가 드물고 비행기 한 대 마련하는 일도 국가 재정 면에서 벅찬 상황이다. 만약 누군가 넉넉한 광동체 A350 중고 기체(3000억 원대 중반)를 사서 무상 임대해준다면, 김정은은 열차 대신 하늘길을 통해 유럽·아프리카까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북한 인민들에게는 남조선이 쫄아서 비행기 하나 내줬다고 떠벌리겠지만, 문을 꽁꽁 닫아놨던 ‘뒷마당’에서도 세계를 연결하는 힘은 결코 소규모 투자가 아니다.
실제 비행기가 손에 쥐어지면 김정은의 외교활동 반경도 커진다. 미사일 예산 아껴 비행기 한대 마련하고, 그 하늘길이 트럼프와의 재회 장소를 싱가포르에서 하와이로 넓히는 ‘평화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강력한 항공력과 국가의 책임감은 국민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인프라다. 이를 준비하는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국가의 차이는 비상시 하늘을 올려다보는 국민의 ‘안전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김정은에게도 ‘대표기’ 한 대가 생기면, 뒷마당 샌드백이나 치던 아이가 넓은 세상으로 뛰어들 기회를 얻을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