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W’에서 휴대전화 번호가 화면에 노출돼 실제 번호의 소유자인 시청자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방송에서 주인공 이종석(강철 역)의 휴대전화 번호가 스쳐 지나갔고, 일부 팬들은 이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번호는 일반인이 쓰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번호의 소유자는 카카오톡 상태메시지를 통해 “저는 이종석이 아니다. 전화가 270통이 왔다. 전화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당시 방송사 관계자는 “휴대전화 번호가 노출된 것은 명백한 실수”라며 “정신적 피해를 입으신 부분에 있어 어떻게 보상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드라마, 영화 등에서 전화번호를 노출시켜야 하는 장면이 생기면 제작진은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보통 전화번호 일부만 보여주거나 번호 뒷부분을 흐릿하게 처리하는 등 고육책을 씁니다.
이런 고충을 덜기 위해 영화진흥위원회는 ‘스크린 노출용 전화번호 대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반 전화번호의 경우, 서울 지역 전화번호 2개와 경기지역 전화번호 1개, 부산 지역 전화번호 1개 등 3개 권역이 우선적으로 서비스에 포함됐습니다. 여기에 휴대전화 번호 2개까지 마련, 총 6개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영화 제작 과정에서 스크린 상에 전화번호 공개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스크린 노출용 공개 전화번호를 마련했지만, 번호 노출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개인 휴대전화 번호 유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문제가 된 부분은 1화에서 이정재(기훈 역)가 공유에게 건넨 명합입니다. 오징어 게임 참가를 제안하기 위해 건넨 명함에 숫자 8자리가 나오는데, 시청자들이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 피해자를 만든 것입니다.
넷플릭스 측은 휴대전호 유출 논란을 인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휴대전화 번호 유출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들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명함에 적힌 번호가 내 번호와 한 끝 차이다. 뒷자리 숫자만 비슷하게 다른데 사람들이 잘못 보고 계속 전화를 건다”며 “며칠 전부터 전화가 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토로했습니다.
한국 작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인기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며 극찬을 받고 있는 ‘오징어 게임’. 심상치 않은 인기에 휴대전화 번호 노출 피해자들의 호소가 가려지지 않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