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정부와 국회는 장애인 권리에 대해 무관심해서 안 돼”

지난해 12월부터 오전 8시가 되면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는 ‘탈시설을 권리로 보장하라’, ‘장애인 이동권 보장’, ‘비장애인만 타는 차별버스 OUT’, ‘저상버스 도입의무화’ 등의 요구가 울려 퍼진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지하철 출근 선전전에 나선 장애인들의 목소리다. 

3일 오전에도 혜화역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을 촉구하는 장애인들의 요구로 가득 찼다. 이들은 새해 첫날을 맞아 신년 결의를 밝히며 출근 선전전을 펼쳤다.

장애인들의 목소리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1-1 승강장 앞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기획재정부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촉구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동하고 교육받고 일하면서 지역사회 함께 살자”를 외쳤다.

전장연은 “지난해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 2021년 제정을 목표로 투쟁했으나 끝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2021년은 양대법안 제정에 대한 필요성이 드러난 해였다. 구조적으로 개인의 자율성을 억압할 수밖에 없는 특성상 인권침해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장애인 부모단체가 탈시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의 반대는 현재 한국 사회의 자립생활 기반이 열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정부는 역설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탈시설 및 자립생활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3일 오후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1-1 승강장 앞에서 진행된 ‘기획재정부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촉구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3일 오후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1-1 승강장 앞에서 진행된 ‘기획재정부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촉구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 사진=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부에 국회를 향해선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 연내 제정을 위해 힘써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전장연은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맞아 양대법안 연내 제정을 위해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장애인 권리에 대해 무관심하다면, 우리는 또다시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의 요구는 결국에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제정연대 농성장에서 신년 결의대회와 우동민 열사 11주기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