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100여 년 전, 우리나라를 여행한 ‘영국 할머니’ 이사벨라 비숍(1831~1904)은 가지고 있던 ‘외국돈’을 환전하면서 한차례 놀라야 했다.
“한국의 화폐가치는 ‘명목상’ 달러당 3200푼에 달했다. 동전은 밀짚 끈에 수백 개씩 꿰어져 있는데 그것을 세는 것, 운반하는 것, 값을 지불하는 것이 모두 성가신 일이었다. 일본돈 100엔을 현금으로 운반하는데 사람 6명이나 조랑말 한 마리가 필요했다.…”
일본돈 100엔은 영국 돈 10파운드였다. 별로 많다고 할 수 없는 돈을 운반하기 위해 말까지 구해야 했던 것이다.
환전을 하지 않고 외국돈을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외국돈은 서울과 ‘조약항’에서만 통용되고 있었다.
은행이나 환전상 따위는 물론 없었다. 그 때문에 무거운 ‘엽전’을 여러 사람이 나눠서 짊어지거나, 아니면 말에 싣고 다니며 쓸 수밖에 없었다.
비숍은 그리고 또 한 번 놀라야 했다.
비숍은 말 한 마리에 가득 실은 돈과 함께, 무게 7.3kg나 되는 카메라를 비롯한 여러 가지 ‘귀중품’을 가지고 다녔다. 그런데도 여행은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 “대문도 잠기지 않고, 자물쇠도 없는 방에서 아무런 불안감 없이 네 활개를 뻗고 누워서 잘 수 있었다”고 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도둑도 강도도 없는 좋은 나라였다. 파란 눈의 할머니도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아름다운 나라였다. 해적이 설치고 무법자가 총질을 하는 서양과는 달랬다.
어쨌거나 당시 외국돈은 ‘귀하신 돈’이었다. ‘사람도 타기 어려운 말’에 태워서 모셨을 정도였다.
그랬던 외국돈이 오늘날 또 귀해지고 있다. 환율이다.
미국 달러 환율이 지난주 달러당 1300원까지 치솟으면서 이른바 ‘환율 마지노선’이 뚫린 것이다. 13년만이라고 했다. ‘선진국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지 않는 돈 가치가 아닐 수 없다.
서민들은 그 오그라든 ‘돈값’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4인 가구가 올해 1분기에 지출한 식비가 월평균 106만6902원으로 100만 원을 넘었다는 보도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나 늘었다고 했다.
소득도 그만큼 따라서 늘었다면 걱정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소득증가율은 늘어난 식비를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결국 서민들은 ‘긴축모드’다. 그 바람에 장바구니는 홀쭉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올리고 있다. 하필이면 서울에서 사상 처음 나타난 ‘6월 열대야’ 때문에 ‘왕짜증’인데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도시가스요금도 올린다고 했다.
전기와 가스요금이 한꺼번에 오르면 그 파급효과가 간단할 수 없다. 각종 물가를 줄줄이 자극할 것이다. 서민들은 물가에 눌리고, 부채질로 폭염을 견디게 생겼다.
치솟은 환율은 3만5000달러 넘었다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깎아먹을 수 있다.
한국은행 추계에 따르면 작년 국민소득은 3만5168달러였다. 그러나 올해는 이보다 적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환율이 오르면 원화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서 국민소득까지 까먹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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