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시작은 거창하지만 끝이 보잘 것 없는 경우를 ‘용두사미’라고 한다. 24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 된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는 ‘용두사미’도 아닌 ‘용미사미’다. 마지막까지 삐걱거린 국감에 남은 것은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분노’뿐이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종합감사는 오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의 민주당사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에 반발하며 파행을 빚었다. 민주당은 검찰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대해 ‘사상 초유의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하며 국정감사 잠정 연기를 선언했다.
국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에 따라 국정감사가 잇따라 파행됐다. 국회는 당초 이날 10개 상임위별로 종합감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검찰의 민주연구원 감사 반발에 나서면서 국회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다만 민주당은 ‘민생을 아예 외면할 수 없다’는 당내 목소리를 고려해 오후 국감에는 복귀했다.
민주당은 국감에 복귀하며 “당이 침탈당한 상황에서 오후 시간에라도 국감장에 나온 것 자체가 큰 마음을 먹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지만 ‘난장판 국감’이라는 오명을 지우기엔 너무 늦은 듯하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하는 것으로, 국회 연례행사 가운데 가장 큰 ‘이벤트’다. 국민들에게 국회의 가치와 위상을 확인시켜 줘야 하는 정치 행사인데,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보여준 건 여야 ‘충돌의 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민생은 온데간데없고 정쟁, 무책임, 막말만 난무한 정치권 모습만 스스로 보여줬다.
그렇게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짓밟은 국회에 오히려 국민들이 ‘잠정 연기’를 넘어 ‘보이콧’ 선언을 할 판이다. 차라리 ‘국정감사위원회’를 만드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올 만하다. 혹독한 자기반성을 하는 국회를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 전에 여야 의원들 모두가 국민에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 민생이 다뤄져야 할 국감을 인질로 삼아 ‘연기’ 사태를 벌인 데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국정감사의 수준과 질을 높이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