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남산이나 궁궐 후원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서울은 ‘나지막한 연갈색 초가지붕의 바다’다.… 이 연갈색 바다 위에 날아갈 듯한 지붕을 단 문과 회색의 드높은 담장을 한 궁궐이 떠 있다. 그 안에 다양한 전각이 우아한 곡선의 지붕을 이고 모여 있다.…”
한 세기 전, 우리나라를 여행한 영국 할머니 이사벨라 비숍(1831~1904)은 서울의 인상을 이렇게 적었다.
겐테라는 독일 신문기자도 비슷한 기록을 남겼다.
“서울 도성에 있는 집은 한 칸 정도 크기에 대부분 지붕이 낮고 흙으로 벽을 쌓았으며, 지붕은 짚이나 갈대 또는 기와로 덮었다.… 초가지붕이 회색과 푸른색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서로 뒤섞여 늘어서 있어서… 몽롱한 색깔 착란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그 많은 집이 마치 한 집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단조롭다는 인상까지 준다. 주목을 끄는 것은 회색의 초가지붕이… 주변의 황토색과 어울려 참으로 ‘이색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글처럼, 우리는 건물을 높게 짓지 않았다. 2층 건물이라는 것은 좀처럼 없었다. 궁궐보다 높은 건물은 감히 지을 수도 없었다.
‘풍수’ 때문이기도 했다. 풍수설로 볼 때 산이 많은 우리나라의 지세는 ‘양’이라고 했다. 반대로, 산이 적으면 ‘음’이다. 건물의 경우는 높은 게 ‘양’, 낮으면 ‘음’이다.
그런데, ‘양’은 ‘양’, ‘음’은 ‘음’끼리 상충하는 법이라고 했다. 따라서 산이 많은 지세에 높은 건물을 지으면 국운이 쇠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건물을 낮게 지었다. 궁궐의 건물마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또 하나의 이유는 ‘검소’였다. 건물의 재료인 재목을 아끼기 위해 소박하게 지은 것이다. 나무를 지나치게 베어서 환경을 훼손하는 것도 피했다. 그랬으니 ‘다목적’이었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었다. 당나라 때 시인 이상은(李相隱)은 ‘잡찬(雜纂)’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살풍경(殺風景)을 지적했다. 살풍경은 ‘꼴불견’이다.
▲청천탁족(淸泉濯足) = 약수터에서 발을 씻는 것. ▲화상건군(花上乾裙) = 꽃밭에서 빨래를 널어 말리는 것. ▲배산기루(背山起樓) = 산을 등지고 집을 지어서 산세를 감상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 ▲분금자학(焚琴煮鶴) = 거문고를 불쏘시개로 학을 삶아먹는 것. ▲대화상차(對花嘗茶) = 꽃을 감상하면서 술이 아닌 차만 마시는 것. ▲송하갈도(松下喝道) = 소나무 숲에서 쉬는데 사또 지나가는 행차소리가 들리는 것.
이들 꼴불견 가운데 ‘배산기루’가 있었다. 높은 누각을 세워서 경치를 볼 수 없도록 가로막는 행위를 미워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가 도심 건축물 등의 높이 상한을 없애고 ‘유연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서울 도심 기본계획’이다. 도심에 적용하는 ‘최고 높이’ 개념이 사라지고 ‘기준 높이’만 설정한다고 했다. 주거용 건축물의 높이를 최고 35층으로 제한했던 ‘35층 룰’도 폐지하고 있다.
고층건물이 늘어나면 서울은 ‘웅장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선진국 대한민국’ 서울의 스카이라인은 멋질 필요가 있다. 오세훈 시장의 ‘치적’도 될 수 있다.
그렇더라도 반드시 ‘짱’일 수는 없다. 그 스카이라인이 ‘남의 라인’으로 느껴질 민생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지하 참변’이 일어난 게 얼마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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