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중국음식점에서 술을 마실 때 가급적이면 빼먹지 않는 게 있다. ‘짜장 한 공기’다.
짜장면이 아닌 ‘면’ 없는 ‘짜장’이다.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 술안주를 하겠다며 짜장만 부탁하는 것이다.
그러면 대체로 ‘서비스’다. ‘공짜’다. 비싼 요리를 두어 접시 주문했으니 짜장 한 공기쯤은 ‘거저’ 내놓아도 손해날 게 아마도 별로일 것이다.
짜장을 요구하는 이유는 ‘추억’ 때문이다. 주머니가 허전했던 학창시절에 급우들과 어울려서 학교 근처 ‘중국집’을 가끔 찾았다. 그리고 면이 없는 짜장만 주문했다. 짜장은 짜장면의 ‘반값’이었다. 그 짜장을 안주로 술을 마셨다. 물론 단무지와 양파도 안주였다.
짜장면은 수십 년 동안 먹어도 항상 ‘짜장면맛’이다. 그 비결은 된장에 있다. 중국 된장은 콩에 밀가루 같은 것들을 섞어서 만들지만, 짜장면용으로 쓰는 된장은 밀가루만으로 만든다고 한다.
밀가루를 만두 비슷하게 만든 다음 1개월가량 발효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면 걸쭉한 단맛이 나는데, 이를 ‘감면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짜장면은 이 ‘감면장’에 다진 돼지고기와 야채를 섞고 볶아서 ‘양념고기된장’을 만들고, 이를 국수 위에 얹어서 비벼먹는 것이다. 짜장면이 언제나 짜장면맛인 것은 그 ‘감면장’ 덕분이라고 했다.
이 짜장면맛에 ‘추억’이 보태지면 그대로 ‘추억의 맛’이다. 그 ‘추억맛’을 잊지 못해서 지금도 중국음식점에 가면 짜장을 찾는 것이다.
그 시절, 중국음식점에서는 ‘짬뽕국물’을 찾는 손님도 제법 있었다. ‘면’이 없는 국물이었다. 그래도 100% 국물은 아니었다. ‘건더기’도 좀 섞여 있었다. 그 짬뽕국물 역시 짬뽕의 ‘반값’ 정도였다.
그 국물에 도시락으로 싸온 밥을 말아서 먹었다. 겨울에는 따끈한 국물 덕분에 얼어붙지 않은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손님이 조금 더 많았다.
짬뽕국물을 주문하는 손님은 대체로 혼자였다. 여럿이 몰려가서 먹던 짜장과 대조적이었다. 짬뽕국물 손님은 어쩌면 ‘혼밥’의 ‘원조’라고 할 것이었다.
‘편의점 도시락’이라는 게 없던 ‘아득한 20세기’였다. 당시에는 이렇게 점심을 해결하는 월급쟁이도 있었다. 그런 월급쟁이들의 도시락은 ‘맨밥’이었다. 이를 서류가방에 넣고 출근했다.
지금은 세상이 ‘엄청’ 좋아졌다. 짜장면과 짬뽕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짬짜면’도 등장하고 있다.
종류도 많아졌다. 불짜장 쟁반짜장 간짜장 삼선짜장 유슬짜장 등등이다. 해물짬뽕 낙지짬뽕 고추짬뽕 고기짬뽕 등등이다.
하지만, 세상은 거꾸로 돌아갈 수도 있는 모양이다. 그 가격이 만만치 않아진 것이다. 모든 물가가 치솟는데 짜장면과 짬뽕값이라고 그대로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인지 0.5인분짜리도 벌써 등장하고 있다. 이 ‘0.5인분’짜리도 ‘반값 짜장과 짬뽕국물’ 시절을 회상하도록 만들고 있다.
14일은 또 ‘블랙데이’다. 짜장면 먹고 블랙커피도 마시는 날이다. 유통업체들이 ‘반값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니 놓치면 아까울 수 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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