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6호 태풍 '카눈' 대처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제6호 태풍 '카눈' 대처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뉴스클레임]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이다. 서쪽으로 진로를 더 틀어 한반도를 정면으로 겨냥해 전국이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기상청 태풍정보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9시 경남 통영 서쪽 약 30km 부근 해상에 북상한 후 내륙을 통과, 11일 오전 9시 북한 평양 북동쪽 70km 지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를 지날 때 ‘카눈’ 중심기압은 970hPa 중심 최대풍속은 35㎧(시속 126㎞), 강풍반경(풍속이 15㎧ 이상인 구역)과 폭풍반경(풍속이 25㎧ 이상인 구역)은 각각 310㎞와 120㎞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강원 영동 지역에는 시간당 최대 100㎜ 수준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눈' 상륙 시점의 위력은 '강' 등급으로,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을 정도의 세력을 가진다. 더 심각한 점은 태풍이 우리나라 최남단부터 북한까지 한반도 전역을 관통하는 게 2000년대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미 올여름에만 집중호우로 큰 인명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지난달 내린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47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북 예천, 충북 오송은 아직도 피해 수습을 제대로 못한 상황이다. 이재민과 재산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강한 위력으로 다가오는 태풍에 주민들의 걱정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비상태세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는 태풍 '카눈'의 북상에 대응해 8일 오후 5시 위기 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단계를 3단계로 상향했다. 또한 중대본은 '카눈'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반지하, 급경사지, 지하차도, 하천변, 해안도로, 방파제 등을 통제하고 주민들을 대피시키라고 관계 기관에 당부했다. 출근 시간대 대중교통을 증편하는 동시에 이용 안내를 강화하고, 통제 및 기상 상황 등 긴급상황에 대해 재난 문자 등을 활용해 국민에게 알리라고도 지시했다. 

통제와 당부, 지시만으로는 태풍 피해를 막을 수 없다. 물폭탄에 기차를 탈선시키는 강풍까지 더해지면 어떤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지 모른다. 정부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완수해야 한다. 지자체들은 피해가 우려되는 취약 지역과 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미 태풍 '카눈'이 가져올 피해를 예고한 만큼 무능과 안일한 대처를 드러내선 안 된다.

우리는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된 그 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14명의 무고한 목숨이 희생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가슴 속에 품고 있다. 안타까운 사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예고된 재난', '막을 수 있는 참사', '총체적 부실이 부른 인재'라는 이야기가 다시 나와서도 안 된다. 너무나도 지나칠 정도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총력 대비만이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고,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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