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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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술을 마시고 취하는 데에는 ‘4가지 단계가 있다고 했다.

해구(解口) 단계. 입이 풀리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말실수를 하게 된다.

해색(解色) 단계. 색에 대한 자제력을 잃는다. 추남, 추녀도 천하의 미남, 미녀로 보인다.

해원(解怨) 단계. ‘왕창취해서 끝장을 보는 단계다. 물건을 깨거나, 주먹질을 한다.

해망(解妄) 단계. 의식을 잃는 단계다. 그대로 인사불성이 된다. 길거리에 누워서 퍼지고만다.

그런데, 4가지 단계는 마약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을 듯했다. 중독자가 마약 먹고 맴맴하다가 길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그렇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어떤 도시에는 이른바 좀비 거리가 있다고 한다. 마약중독자 수천 명이 몰려 있다는 거리다. 이들은 마약에 취해서 비틀거리며 마치 좀비처럼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다는 보도다.

축소판이 과거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주한 미군부대 주변의 거리였다.

이곳에서는 대낮부터 술 취한 듯 비틀거리는 미군 병사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술 냄새는 조금도 풍기지 않았다.

마약 때문이었다. 마이신처럼 생긴 조그만 알약을 먹고 취해서 갈지 자 걸음을 걷고 있었다. 그 알약이 빨간색이어서 레즈(reds)’라고 부르고 있었다. 이곳에서 흘러나온 레즈가 조금씩 소통되기도 했다.

술을 마시지 않고도 비틀거렸으니 마약은 술과 닮은꼴이 아닐 수 없었다. 취한 김에 주먹질을 하는 미군 병사는 ‘4가지 단계중에서 마치 해원 단계였다.

마약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 기분은 체험자에게 들어볼 수밖에 없다. 최서해(崔曙海·19011932)라는 작가가 그 체험담을 쓰고 있다.

나는 병고를 견디다 못하여 아편을 피웠다.피우고 나면 고통이 스러지고 전신이 일세지청풍(一世之淸風)에 둥덩실 뜬 참말 극락세계에 노는 듯하다. 아아, 아편은 이리하여 사람을 유혹하는구나.” <본지 210일자 클레임톡 참조>

술은 사람을 삼키는 나쁜 음료라고 했다. 술을 너무 마시다가는 술에 먹히고 마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初則人呑酒), 다음에는 술이 술을 마시고(次則酒呑酒), 마지막에는 술이 사람을 삼킨다(後則酒呑人)”고 했다.

마약도 전혀 다를 것 없다. 처음에는 사람이 마약을 먹지만, 곧바로 중독이 되면서 마약이 마약을 먹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 마약이 사람을 삼키고 만다. 삶은 파탄에 이르고 좀비 거리를 헤매는 신세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검거된 마약류사범이 1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이다. 검찰이 단속한 마약류사범이 125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8575명보다 19.6%나 늘었다는 것이다. ‘역대 최다라고 했다.

이 가운데 20~30대가 5695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미성년자가 287명이었는데, 15세 미만의 어린이도 21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검거된 마약류사범이 이렇게 많았다. 단속되지 않은 사범은 아마도 그 몇 배는 될 것이다. 이러다가는 마약이 나라까지 잡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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