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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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임진왜란의 원흉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뒤 그의 아들 도요토미 히데요리는 호코지(方廣寺)라는 절을 재건축하기로 했다. 부친인 히데요시가 지었다가 지진으로 무너진 절을 다시 세우기로 한 것이다. ‘명복을 빌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 음모가 있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재건축을 하라고 꼬드긴 것이다. 그래야 부친에게 물려받은 막대한 재산을 낭비,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주군(主君)’으로 깍듯하게 모시던 신하였다. 히데요리는 그랬던 이에야스의 말에 넘어가서 엄청난 돈을 들여 절을 재건축했다.

거금을 쓰도록 만들어서 힘을 뺏으니, 다음 차례는 히데요리의 제거였다.

그 방법이 졸렬했다. 절의 종()에 새겨 넣은 명문(銘文)에 시비를 건 것이다.

명문은 국가안강 군신풍락(國家安康, 君臣豊樂)”이라는 평범한 내용이었다. ‘나라가 평안하고, 군신은 풍요롭다는 좋은 뜻이었다.

그런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측근인 하야시 라잔(林羅山)이라는 유학자가 그 명문에서 트집거리를 찾아냈다.

첫 문장 국가안강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한자 이름인 덕천가강(德川家康)’가강사이에 ()’이라는 글자를 넣어 가강을 두 토막으로 잘라버린 것이라는 트집이었다. ‘이름을 잘라서 도쿠가와 가문에 저주를 걸은 것이라는 시비였다.

또 두 번째 문장 군신풍락은 도요토미 히데요리의 한자 이름 풍신수뢰(豊臣秀賴)’()’()’을 이어 붙여서 도요토미(豊臣)’ 가문의 번영을 기원한 뜻이라고 우겼다.

엉뚱한 생트집이 아닐 수 없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이런 교활한 트집으로 히데요리를 공격했다. 히데요리는 결국 불타는 오사카성에서 자결, 생을 마감해야 했다. ‘도요토미 가문은 그것으로 몰락이었다. 일본은 이 생트집의 과거사종명(鐘銘)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한다.

일본이 마치 도쿠가와 이에야스만큼이나 구차한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가 지분 절반을 가지고 있는 라인야후의 경영권을 꿀꺽할 참이다. 집권 자민당 의원들이 라인야후는 명실공히 일본 인프라가 아니면 안 된다고 압박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도 명분을 사이버안보라고 얼버무리고 있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지분을 네이버가 가지고 있어서 껄끄럽다고 털어놓는 게 차라리 나았을 것이다.

일본의 라인야후 경영권 탈취는 국제적으로 비난받을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모처럼의 한일 우호 분위기를 깨는 것은 물론이다. 시민단체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준비위원회는 2의 독도 사태로 비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일본의 라인 탈취를 비난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도 늦었지만 나서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9년 우리나라에 대한 소재부품 수출규제당시에도 그 명분으로 ()’이라는 글자 하나를 트집 잡은 바 있었다. 우리나라 대외무역법에 대량파괴 무기 등이라는 표기가 불명확하다는 어정쩡한 변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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