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급등 속에 서민 식탁의 불평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손혜경 기자
장바구니 물가 급등 속에 서민 식탁의 불평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손혜경 기자

[뉴스클레임]

2025년 현재, 한국 사회의 식탁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장을 보는 평범한 가정조차 식료품과 외식비 부담에 잔뜩 긴장한다. 코로나19 이후 장바구니 물가는 2019년 대비 23% 넘게 뛰었다. 짜장면, 김밥처럼 ‘서민의 메뉴’조차 30~40% 가량 오른 현실은 OECD 국가 평균보다 무려 50% 비싼 기록이다.

이 현상은 단지 수치로만 우려할 일이 아니다. 식탁 위 불평등은 저소득층, 취약계층을 더 크게 위협한다. 지역별·가구별 경제지표를 보면 도심과 비수도권의 격차,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 외국인 노동력 의존 증가 등 구조적 불균형이 물가 상승과 맞물려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가령 경기 남부,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인구 유출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생활물가 상승에 주거비, 식비가 수입을 집어삼키기 때문이다. 청년층 역시 높은 물가와 집값 앞에서 경제적 자립·결혼·출산을 미루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는 진짜 이유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기후위기, 그리고 정책의 방향성에서 비롯된다. 정부의 대책은 일시적 할인행사나 긴급 처방에 머물러선 안 된다. 구조적 불평등을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분배를 위해 복지망 확충, 지역 격차 해소, 청년·여성·노년층 대상 생활 안정 지원책이 절실하다. 실질 물가 안정 없는 성장은 사회적 분열과 갈등만 키울 뿐이라는 것을, 국민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오늘 한국의 식탁은 단순한 가격표가 아니라, 사회분배·불평등·정책 균형이 한눈에 보이는 바로 그 현장이다.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