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누구에게나 허락된 쉼과 위로의 공간이다. 격무에 지친 직장인, 답답한 사회 현실을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때로는 거친 농담이나 신세한탄도 오고 간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그 모든 일상적 면죄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통령의 말은 어느 순간에도 사적일 수 없으며, 그 무게는 국민 모두의 삶 위에서 작동한다.
곽종근 전 사령관이 밝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술자리 발언, “총으로 쏴 죽이겠다”는 극단적 언어는 실소를 넘어, 국가 지도자와 국민 사이의 책임 의식을 묻는다. 아무리 사적인 자리였다고 해도, 국가 권력자의 말 한마디는 단순한 농담, 신세한탄으로 묻혀선 안 된다. 경로당에서 오가는 노가리와 같이 넘길 수 없는 것이 바로 대통령의 언어다.
대통령의 자리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사회의 질서를 책임지는 첫 출발점이어야 한다. 술자리라는 사적 공간조차 공적 책임의 경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수도 없이 배웠다. 칼끝 같은 현실 감각, 국민을 향한 품격 있는 언어만이 그 자리에 어울린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한다.
공인은 늘 자신의 위치를 자각해야 한다. 사적인 감정에 휩쓸려 극단적 언어를 남발하는 순간, 역사의 무게는 엄혹하게 되돌아온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삼는 말에 관대한 사회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 지도자의 술자리 발언이 국민들의 불안과 분노, 실망을 불러일으킨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무거운 책임의 본질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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