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레임]  ‘목민심서’에 나오는 얘기다.

고려 때 진주 부사 왕해(王諧)가 임기를 마치고 동도 유수로 옮기려는데, 백성들이 ‘이임 반대 데모’를 벌이고 있었다. 고을을 너무 잘 다스렸기 때문이다.

백성들은 왕해에게 몰려가서 유임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었다. 조정에까지 찾아가서 1년만이라도 유임시켜달라고 간청하고 있었다.

조정은 백성들의 ‘유임 데모’를 받아들였다. 발령을 취소하고 진주에서 계속 근무하도록 했다.

‘묘한 반란’도 있었다. 제주도인 탐라를 다스리던 최척경(崔陟卿)이 교체되어 돌아갔는데, 백성들이 이를 반대하며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전라 안찰사가 이 사실을 임금에게 보고했다. 임금은 최척경에게 비단을 상으로 내리며 보직을 '원위치'시켰다.

반란을 일으켰던 백성들은 최척경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배를 준비해서 영접했다. 들고 있던 창과 칼을 버리고 “우리가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고 기뻐했다.

지금, ‘원위치’되었으면 싶은 사람이 생겼다. ‘영원한 국민 오빠’ 송해다. 95세의 천수를 누리고 떠났는데도 ‘오빠’를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돌아가신 ‘오빠’를 ‘원위치’시킬 수는 없다. 불가능이다.

개그맨 이용식은 “그렇게 사랑했던 ‘전국노래자랑’을 이번에는 ‘천국노래자랑’으로 힘차게 외쳐 달라”고 애도하고 있었다. “천국에 있는 선, 후배들과 코미디 프로도 만들어 달라”고 기원하고 있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고 싶은 심정을 담고 있었다.

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가 아니고 원래 ‘사면’이 바다”라며 애석해하고 있었다.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송해”라는 것이다.

고려시대에도 여론조사라는 게 있었다면, 왕해와 최척경의 ‘지지율’은 아마도 99.9%였을 것이다. 그래서 ‘원위치’되고 있었다. 백성이 원하고 있었다.

송해의 ‘지지율’도 못지않을 것이다. ‘안티 팬’이 가장 없는 연예인으로 조용필, 현숙과 함께 꼽혔다는 게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 기사 등에 송해를 비난하는 댓글을 쓰면, 무지막지한 ‘비추천’과 ‘답글’이 쏟아졌다고 한다.

무엇보다 ‘국민 오빠’라는 별칭이 지지율을 증명해주고 있다. 오늘날의 정치판은 감히 넘볼 수 없는 높은 지지율이다.

고인은 떠났어도 ‘원위치’시킬 수 있는 곳은 남았다. 서울 낙원동의 ‘송해길’이다. 미국 유학을 떠난 이낙연 전 총리도 회상한 2000원짜리 배춧국이다.

가급적이면 고인의 방식처럼, ‘BMW’로 돌이켜보는 것이다. BMW는 ‘버스, 지하철 메트로, 워킹’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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