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미국의 소설가이자 예술평론가였던 수전 손택은 ‘해석에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예술 작품을 굳이 해석하려 하지 말라고 했다. 잘 보고(회화, 사진), 잘 읽고(문학), 잘 들으면(음악) 그만이라고 했다.
이와 달리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사실은 없다. 해석만 있을 뿐이다’고 했다. 누구 말이 더 옳은가 하는 문제가 아니다. 해석에 반대하든, 해석만 있을 뿐이든 사안에 따라 처지에 따라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다르므로...

이재명 대표의 2심 무죄 소식을 듣자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이 니체의 ‘사실은 없다. 해석만 있을 뿐이다’는 말이 ‘사실은 없다. 어거지(억지)만 있을 뿐이다’는 말로 바뀌어 입에 맴돌았다.
그간 그를 두고 얼마나 많은 억지소리가 많았는가. 일 개인이 감당하기에 버거울 정도로 거의 악마화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그도 불완전한 인간인지라 여러 흠결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를 악마화하는 데에 사실은 필요 없었다. 그냥 억지소리만 하면 그만이었다.

어제 오전에 강의가 있고 오후에는 선배 시인과 후배 화가의 ‘시그림전’이 있어 몇 말씀 해야 했다. 중간 시간에 여유가 있어 광화문에 들렀다가 인사동으로 갔다. 사람들이 많지 않을 때 살짝...
박근혜 탄핵 집회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몸이 더 쇠약해졌는지 사람이 많이 모인 광장에 나가기가 힘들다. 지난해 12월 ‘윤석열의 난’ 이후엔 광장에 나가기만 하면 바닥이 출렁거리고 몸이 굳는다. 80년 5월 광주의 체험이 몸속에 내장되어 있다가 이렇게 나타날 줄이야...

한반도 동남부 지역의 화재가 심란하게 한다. 산불조차도 다 빨갱이들 짓이라는 ‘억지소리’가 들린다. 그런 말을 입에 올리는 자들에게 사실은 없다. 오로지 ‘해석만 있을 뿐이다도 아니고 어거지만 있을 뿐이다’.
헌법재판소 탄핵 알림은 여전히 없다. 오호애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