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이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해 불거진 근무 태만 및 갑질 논란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사진=JTBC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이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해 불거진 근무 태만 및 갑질 논란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사진=JTBC

[뉴스클레임]

근래 유명인들이 겪는 루머와 의혹은 단순한 ‘이슈’ 그 이상이다. 한 사람과 가족 전체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현실이기에 더욱 무겁다. 농구 스타 출신 현주엽 감독의 사례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는 2023년 11월 모교인 휘문고 농구부 감독으로 부임한 직후부터 근무 태만과 갑질 논란 등의 의혹에 시달리게 됐다. 방송 겸업을 이유로 감독 업무에 소홀했다는 일부 학부모 주장도 있으나, 동시에 다른 학부모는 이를 허용했으며, 익명 탄원서에서는 편집된 통화가 오해를 낳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주엽 감독은 적극적으로 의혹을 반박하며 여러 차례 해명했다. 언론중재위원회 또한 일부 보도의 과장된 부분에 대해 정정보도를 결정했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좀처럼 돌아서지 않았다. 결국 가족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심리적 고통을 겪는 최악의 상황에 내몰렸다. 체중이 급격히 줄었고, 약물 치료로 인해 말투마저 달라지는 등 건강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됐다.

감독 업무 중 18회에 걸친 무단 이탈이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확인돼 감봉 조치가 요구됐으나, 현주엽과 학교 재단은 행정소송으로 대응 중이다. 부족한 근무 시간은 주말과 야간 대체 근무로 보충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사건은 SNS와 유튜브가 일상화된 지금,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얼마나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경종을 울린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는 한 사람의 명예뿐 아니라 가족의 존엄과 행복까지 송두리째 훼손한다.

사회와 대중은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흥미 위주의 선정적 보도로 사실 확인 없이 확산되는 일이 계속된다면, 결국 우리는 ‘사람’이라는 가장 소중한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그렇지만 그 사이 쌓인 수많은 상처와 눈물을 누가 돌볼 것인가. 현주엽의 용기 있는 고백이 조금씩 사람들에게 닿고 있지만, 이 작은 변화가 늦기 전에 ‘사람 냄새 나는’ 사회를 향한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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