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반환자까지 병상 없어 도로 위 '사망'
보건의료, 노동계… 공공의료 강화 목소리, 정부는 귓등으로 들었나?

설상가상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000명을 돌파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70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전체 확진자의 80%가 집중된 수도권의 경우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조로 병상을 지속 확충해 나가고 있지만, 확진자 증가세를 따라잡기에는 힘겨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틀린 말이 하나 없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병상이 없어 사람이 죽는 일이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코로나19 환자가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6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30일 확진된 후 집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상이 없어 죽는 일은 코로나19 확진자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직장인 이모씨는 어머니를 단 한 번도 살리지 못한 채 떠나보내야 했다. 코로나19로 만석이 된 병원이 늘면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할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이씨는 “119 구급차로 병원을 수소문하던 중 쇼크가 온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평소 지병이 있던 것도 아닌데, 치료할 병원만 있었으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지 않았겠냐”고 성토했다.
보건의료노조를 포함해 노동계는 코로나19 사태가 도래한 이후 꾸준히 공공의료 강화 및 확대, 병상 확보를 주장해왔다.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정부는 모든 권한과 역량을 발휘해 시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주장의 뒷면에는 이씨의 어머니와 같은 억울함 죽음을 막고자 하는 뜻이 있는데, 정부는 재택치료 등 비판만 불러오는 대책만 내놓고 있다.
정부 대책은 여전히 어정쩡하다. 과거 찬사를 받았던 K-방역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거리두기, 손씻기, 마스크 쓰기 등을 요구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에 국민들의 분노도 임계점을 넘어섰다. 이제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때다. 확진자 약 1만명 정도까지 견딜 수 있다는 말만 내뱉을 것이 아닌, 지금 눈앞에 놓인 병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병상 부족으로 코로나19 확진자뿐만 아니라 일반 환자까지 방치해 사망이 이르게 한다면, 국가를 믿고 감염병 사태를 헤쳐 나갈 국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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