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잘 알다시피, 3일은 ‘삼겹살데이’다. 국산 돼지고기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 숫자 3이 겹치는 3월 3일로 지정한 날이다.
삼겹살데이는 우리 농축산물을 소비해서 축산 농가를 돕자는 ‘깊은 뜻’이 있는 날이다. 유통업계는 ‘대목’을 노리고 있다. 할인판매를 늘리고, 증정품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당하는 돼지의 입장에서는 ‘끔찍한 날’이 아닐 수 없다. 소비가 많을수록 ‘사망선고’를 받는 숫자도 비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겹살보다 훨씬 맛좋다는 돼지고기가 있다. 멧돼지구이다.
김왕석이 쓴 ‘사냥꾼 이야기’에 따르면, 멧돼지구이는 ‘네발짐승’ 가운데 그 맛이 으뜸이다. ‘천하의 진미’라고 했다.
멧돼지구이는 한겨울 사냥철에 즐길 수 있는 요리다.
먼저, 넓적하고 평평한 돌을 모닥불 위에 올려놓는다. 돌이 적당히 달궈지면 눈을 한 삽 퍼서 그 위에 뿌린다. 그러면 눈과 함께 돌에 묻어 있던 ‘이물질’이 ‘칙' 소리를 내면서 증발해버린다. 사냥터에서는 이런 식으로 ’멸균‘을 하는 법이라고 했다.
그렇게 깨끗해진 돌 위에 얇게 저민 멧돼지고기를 올려놓으면 그만이다. 아주 간단한 요리다. 사냥터에서는 손이 많이 가는 요리를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다만, 완전히 익히면 안 된다고 했다. 절반쯤 익은 다음에 소금을 찍어 먹는다는 것이다. 그 맛은 수십 리 밖에 있던 맹수가 냄새를 맡고 몰려들 정도라고 했다.
멧돼지고기가 ‘짱’인 이유는 집돼지와 달리 지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야생짐승이기 때문에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돼지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멧돼지고기만큼은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게다가, 멧돼지고기는 육질이 부드럽다. 이가 신통치 않아진 노인들도 무난하게 씹을 수 있을 정도로 연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더 있다. 사냥터에서 뛰어다니며 잡은 멧돼지구이는 땀을 흘린 후에 먹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좋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음식점에서 ‘사육’했다는 멧돼지고기와는 그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라도 앉은자리에서 몇 근쯤은 거뜬하게 먹어치울 정도라고 했다.
그렇지만, 이 ‘천하의 진미’를 시식해보기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지난 3년 사이에 절반 넘게 ‘소탕’되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는다고 사살했다는 것이다.
작년 12월, 환경부는 2019년 10월 15일부터 2022년 10월말까지 26만9521마리의 멧돼지를 포획·사살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40만~50만 마리로 추정되는 멧돼지 가운데 절반 이상을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경북 7만8761마리, 강원도 4만2895마리, 경남 3만1937마리, 충북 3만1913마리, 경기도 2만5846마리 등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멧돼지가 집돼지처럼 ‘살처분’된 셈이다. 이에 따른 포상금으로 490억7200만 원이 지급되었다고 한다.
‘감히’ 인간의 영역으로 먹이를 찾아 들어온 멧돼지도 예외일 수 없다. 도심에 나타난 멧돼지를 사살했다는 소식은 잊을 만하면 들리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집돼지도 멧돼지도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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