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조선 때 문필가 이정구(李廷龜)가 명나라에서 왕세정(王世貞)이라는 학자와 친분을 맺게 되었다.
어느 날 아침, 이정구는 왕세정과 아침밥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왕세정의 집에 도착했더니 급한 일 때문에 외출하고 없었다. 이정구라는 조선사람이 올 테니 아침밥을 대접하라고 당부해놓고 나갔다는 것이다.
이정구는 하인이 차려주는 음식을 이것저것 몇 접시 비웠다. 그런데 그 음식 가운데 ‘밥과 국’은 없었다. 배는 채웠지만 좀 허전했다.
얼마 후 왕세정이 헐레벌떡 돌아오더니 이정구에게 밥을 먹었는지 물었다. 이정구는 우물쭈물하며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
왕세정은 즉시 하인을 불러 혼을 냈다. 하인은 분명히 푸짐하게 대접했다며 팔짝 뛰었다.
결국, 진상을 알게 되었다. 왕세정이 주방장을 꾸짖었다.
“조선사람들은 밥과 국을 먹어야 식사를 한 것으로 여기는 법이다. 앞으로 조선사람을 대접할 때는 밥과 국을 절대로 빠뜨리지 말아라.”
이 ‘해프닝’에서 보듯, 우리는 밥이 들어가야 배가 불렀다. 아무리 ‘코스요리’를 먹더라도 마지막으로 밥 한 공기를 더 비워야 속이 느긋해졌다.
이정구는 왕세정이 하인을 꾸짖는 것을 보고 공연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럴 이유는 없었다. 우리 음식문화는 중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 밥을 꼭 먹지 않아도 되지만, 우리는 그러고도 밥 한 공기를 더 비워야 든든했다. 그래서 우리는 ‘밥심’으로 산다고 했다.
오늘날에는 먹을거리가 풍부해졌다. 밥 대신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도 여러 가지다. 라면이나 피자로 한 끼를 해결하고 있다. 햄버거, 샌드위치도 있다, 그렇더라도 주식은 여전히 ‘밥’이다. 월급쟁이들이 ‘편도족’이 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선수촌에 제공되는 50가지 메뉴 가운데 절반이 ‘100% 채식’이라는 소식이다. ‘프렌치프라이 없는 대회’라고 했다. 선수촌 내 식당 6개 구역 가운데 2개에만 에어컨을 가동한다고도 했다. 탄소 배출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식욕이 왕성한 선수들에게는 좀 불편할 소식일 듯했다.
그래도 우리 태극전사들은 ‘남의 일’이다. ‘밥심’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한식’을 넉넉하게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 동안 한식 도시락과 간편식, 종목별 맞춤형 영양식 등 ‘4000끼니’가 제공될 예정이라는 보도다. 선수 식당에는 ‘식식(食食)한 태극전사, 대한민국의 희망을 잇(Eat)다’는 현수막을 걸었다고 한다. 진천선수촌에서 선수들의 식단을 책임지던 영양사와 조리장을 포함한 15명의 조리 전문가가 파견되었다고 했다. 선수들도 만족감을 보였다고 한다.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그레이스노트는 우리나라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13개를 획득해서 종합 순위 10위 될 것으로 예상했다는 보도다. 대한체육회가 전망하는 ‘금메달 5개 정도’와 ‘종합 순위 15위권’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들 하지만, 반가운 것은 ‘승전보’일 수밖에 없다.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밥심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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