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許筠 1569∼1618)이 귀양살이를 하고 있었다. 바닷가로 유배되었는데도 생선은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어쩌다 ‘상한 생선’이었다.
쌀겨마저 없어서 감자, 들미나리 따위였다. 그나마 넉넉하게 먹을 수도 없었다. 배가 고파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적지 않았다.
어렸을 때는 먹을 것만큼은 풍족했었다. 높은 벼슬을 지낸 선친에게 ‘별미’를 바치는 사람이 많아서 이것저것 좋은 음식을 얻어먹을 수 있었다. 공무원이 된 후에는 근무지를 옮겨 다니며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보곤 했었다.
허균은 그 ‘추억의 음식’을 생각나는 대로 기록했다. 오늘날 용어로 ‘음식 버킷리스트’를 작성한 셈이다.
다 적었더니 두툼한 책이 되었다. 허균은 그 책에 ‘도문대작(屠門大嚼)’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고깃간 문 앞에서 입맛을 다신다’는 뜻이다. 입맛을 다셔가며 먹고 싶은 음식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곰 발바닥, 사슴 꼬리, 복어와 광어, 도루묵, 홍합, 대하, 과일, 떡과 죽 등 100가지도 넘었다. 허균은 어쩌면 음식 생각 때문에 배가 더 고팠을 것이다.
추석 무렵이면 나오는 말이 ‘가야물감야물(加也勿減也勿)’이다. 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라는 소리다. 한가위만큼 모든 것이 풍성했으면 좋겠다고 바랄 때 쓰는 말이다.
그러나 서민들은 올해 추석도 넉넉하기는 어렵게 생겼다. 내수 경기가 풀리지 않는 데다, 물가도 여전히 만만치 않은 탓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등을 대상으로 34개 주요 성수품의 가격을 조사했더니, 6∼7인 가족의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들어가는 구매비용은 전통시장이 24만785원, 대형마트는 28만8727원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전통시장은 작년보다 7.4%, 대형마트는 8.4%가 더 들 것이라고 했다. 물가는 2%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하는데, 차례상 비용은 훨씬 많이 오른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조사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20만9494원으로 작년보다 1.6% 더 들 것이라고 했다. 한국물가정보 조사에서만 작년보다 2.1∼2.3% 덜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물가가 비싸도 주머니가 두둑하면 걱정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추석 상여금은 작년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4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47.7%로 절반을 밑돌았다. 2012년 조사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라고 했다.
40.7%는 상여금을 주지 않는 이유를 ‘선물 등으로 대체하고 있어서’라고 했다. 그러나 상여금 지급액은 평균 66만5600원인데 비해, 추석 선물비용은 8만1000원에 불과했다. ‘회사의 지급 여력이 없어서’ 상여금을 주지 못한다는 응답이 28%를 차지하고 있었다.
정부는 ‘추석 민생안정대책’에서 42조9600억 원에 달하는 신규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절반 넘는 기업이 추석 상여금 지급 ‘포기’다.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은 더욱 벅찰 것이다. 은행대출금을 연체하고 있는 20대 신용유의자가 7월 말 현재 6만5887명이나 된다고 했다. 이들에게도 추석은 껄끄러울 수밖에 없을 노릇이다.
그래서 돌이켜보는 허균의 ‘도문대작’이다. 추석을 대충 ‘간소화’하면서 먹고 싶은 음식은 상상이라도 해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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