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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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이야기다.

큰 사람들의 나라 브롭딩낵은 모든 게 어마어마했다. 이 나라의 국왕은 총알이 아니라 대포알을 가슴에 맞아도 끄떡없을 것 같았다.

걸리버는 그래도 자존심이 있었다, 지고 싶지는 않았다. 브롭딩낵의 국왕 앞에서 유럽의 무기에 관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화약을 청동이나 쇠로 만든 통에 넣어서 포탄을 쏠 수가 있는데, 그 힘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견고한 성벽도 무너뜨리고 1000명이 타고 있는 배도 바다 밑으로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파편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사람의 머리 따위는 잘게 부스러뜨립니다.”

걸리버는 그러면서 국왕에게 제안했다.

나는 화약의 성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값도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대포도 만들 수 있습니다. 도시 전체를 부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왕은 한마디로 잘라버렸다.

너처럼 무기력하고 천한 벌레가 어쩌면 그렇게 피와 살육의 장면을 말하는가. 아마도 그 기계는 악마가 만들었을 것이다.”

국왕은 걸리버에게 충고했다.

곡식 한 줄기가 자라는 곳에 두 줄기가 자랄 수 있게 하고, 풀 한 줄기가 자라는 곳에 두 줄기가 자랄 수 있게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정치하는 사람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훨씬 위대한 사람이다.”

브롭딩낵의 국왕은 무기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백성을 잘먹고, 잘살도록 해주는 게 관심이었을 뿐이다. 대포를 만들어주겠다고 큰소리친 걸리버는 사악한 벌레가 되어야 했다.

북한의 김정은이 자폭 드론의 성능시험을 현지지도하며 하루빨리 계열생산체계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대량생산에 들어갈 것을 강조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김정은은 자폭 드론을 오늘날 군사적 측면에서 필수적인 요구라고도 했다. 북한은 자폭 드론이 승용차를 타격하는 사진도 공개했다고 한다.

북한은 얼마 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 세계에 과시하고 있었다. 김정은은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가의 자위력을 한계 없이, 만족 없이, 부단히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고도 더 있다.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한 115000명의 북한군을 23개월 주기로 순환 교체시킬 경우, 현대전을 경험한 북한군이 1년에 최대 10만 명가량 배출될 수 있을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간과하는 게 있다. 현대전을 경험한 10만 병력도 제대로 먹이지 못하면 오합지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북한에 대한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이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은 북한과 관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과 회피, 그리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는 모든 시도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옛말에도, 9년 동안 먹을 양식을 비축하지 못하면 부족이라고 했다. 6년 양식을 비축하지 못하면 ()’이라고 했다. 1년 양식도 비축하지 못하면 국가의 존립기반이 없다고 했다.

김정은은 걸리버 여행기를 좀 꼼꼼하게 정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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