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률 작가
박상률 작가

[뉴스클레임]

계엄인지 개헤엄인지 쿠데타인지를 일으켰다가 몰락하여(역설적으로 보면, 그가 가장 잘한 일인지도...) 대한민국 서울 용산 지역에 스스로 위리안치(圍籬安置)하고 있는, 알코올을 무척 좋아한다는 어떤 생물체(겉모습은 ‘호모 사피엔스’ 비슷하게 생겼다 하네) 때문에 한 달 넘게, 햇수로는 무려 2년(?)째 우울의 바닥을 기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의 현장이 갑자기 내 몸 속에서 되살아나 밤만 되면 살이 떨린다.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나가는 이유도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고 여긴다. 거창하고 그럴싸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어쩐지 나가 봐야 할 것 같으리라.

위리안치, 중한 죄를 짓거나, 정적에게 밀려 유배를 간 사람이 유배지에서 달아나지 못하게 유배인이 거주하는 집 주위에 가시나무를 울타리로 심은 데서 비롯되었는데, 특히 전라남도 서남해안 지역에 많았다. 내 고향 진도엔 ‘접도’라는 지역에 위리안치 배소가 있었는데, 거기엔 주로 가시가 많은 탱자나무로 울타리를 쳤다.

접도는 지금은 다리가 있어 걸어서도 갈 수 있지만 옛날엔 진도 안에서도 섬이었기에 그리 유배 가면 바다가 무서워 달아날 생각을 내기는 힘들었을 터. 그렇다면 탱자나무 울타리는 상징적인 의미가 컸겠지.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용산 생물체의 위리안치는 본래 뜻과 반대인 듯. 탱자나무 대신 철조망으로 거주지를 둘러쌌다하고, 들어가는 길은 차벽을 쳤다하는데, 자신은 그 안에서 지낼 테니 건들지 말라는 뜻으로 철조망과 차벽을 친 모양이다. 이건 상징이 아니고 실제로 숨어 있으려고 그런 듯.

그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아 알코올을 더 흡입하고 있을까? 물론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종자들은 그만이 아니다.

기묘한 생물체(천연기념물도 아닌데!)를 보호하겠다고 뛰어간 ‘내란의 힘’ 國害의원(무려 45명이나 되었단다). 느닷없이 백골단을 불러낸 백골공주(자신도 ‘빠루’ 나씨처럼 드디어 국민x년 반열에 올랐다고 즐거워하겠지?). 

오른손이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르면서 뜬금없이 왼손을 들먹인 은퇴 전문 ‘노카수’(그의 오른손은 바지를 내리는 데에 쓰고, 왼손은 마이크를 잡는 데에 쓰는지 궁금). 빤스 목사의 입발림 추임새에 허리가 꺾인 또다른 윤가(용산 생물체 성도 윤가래) 등도 자신이 하는 짓이 무슨 짓인지 모르긴 마찬가지.

책을 읽으면 조금 뒤 같은 줄을 다시 읽고 있으며, 밀린 원고를 써도 같은 말을 되풀이 적고 있으며, 강의만 지구다나(가까스로) 하고 있는 요즘. 오늘은 밥동무 벗들이나 만나러 가야겠다. ‘밥심’으로라도 살아야지...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가 아니라 ‘밥을 먹자, 밥을 먹으면 살아진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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