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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채기 칼럼 = 문주영 편집위원] 지난 2018년,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2018 미래에셋 은퇴라이프 트렌드 조사 보고서’에서 ‘부모은행’이라는 신조어를 제시했다. 성인이 된 자녀에게 부모가 생활비, 결혼자금 등의 경제적 지원을 계속하는 상황을 ‘부모은행’으로 정의한 것이다.

5060세대 가구의 74.8%가 ‘성인 자녀’에게 생활비를 지원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규모는 월평균 73만 원이었다.

75.7%는 또 자녀에게 학자금, 결혼자금 등의 ‘목돈’을 평균 5847만 원 지원하고 있었다. 42.9%는 앞으로도 성인 자녀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자녀로부터 보답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응답은 27.5%에 그쳤다.

이같이 젊은이들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11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8%가 ‘부모의 능력이나 가정환경이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이다.

67.2%는 그 영향이 ‘과거에 비해 커졌다’고 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24.8%였다.

의존도가 이렇게 높아서인지, ‘부모의 능력이나 가정환경 때문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53.1%나 되었다. ▲부모나 친지의 재산을 물려받는다고 할 때 60.8%(복수응답) ▲낙하산으로 취업하는 것을 볼 때 48.6% ▲진학이나 진로 선택에 고민이 없는 모습을 볼 때 40.8% ▲아르바이트 등을 하지 않고 용돈만으로 생활한다고 할 때 38.7% ▲해외유학이나 연수를 쉽게 가는 사람을 볼 때 37.6% 등으로 조사되었다.

절반 넘는 51.2%는 이 같은 박탈감을 ‘종종 느끼고 있다’고 했다. 26.6%는 ‘자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 느끼고 있다’는 응답도 18.1%나 되었다.

잡코리아가 올해 1월 성인남녀 388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성공의 조건’을 ‘부모님의 재력’이라고 밝힌 응답이 29.5%를 차지하고 있었다. ‘개인의 역량’ 22.7%, ‘성실성’ 15%, ‘인맥 및 대인관계 능력’ 10.9% 등은 ‘부모님의 재력’보다 아래였다.

일자리가 활짝 열려 있다면 부모에게 덜 의존할 것이다. 그러나 ‘청년실업’은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청년 가운데 ‘그냥 쉬는 비율’이 20.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국가 중에서 3번째로 높았다.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75.2%로 31위에 불과했다.

상반기 청년층의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7.2%로 2015년 집계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청년 체감 실업률은 2015년 21.9%에서 올해 상반기 25.4%로 높아지고 있었다.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인지, ‘존속범죄’도 잊을 만하면 발생하고 있다. 부모를 폭행하고 심지어는 살해하는 ‘패륜범죄’다. 부모가 ‘은행’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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