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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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쯤 전인 2012년, LG경제연구원은 ‘일본 기업의 실패와 성공의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일본의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 ‘6중고’를 꼽았다.

▲엔고 ▲높은 법인세 ▲과도한 노동규제 ▲전력수급 불안 ▲자유무역협정 체결 지연 ▲지진 등이었다. 일본의 경제 실패를 ‘반면교사’고 삼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년 국내 10대 트렌드 10+1’이라는 보고서에서 2015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8760달러로 일본의 3만9108달러에 근접하고, 2016년에는 3만9828달러로 늘어나 일본의 3만9669달러보다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일본의 경제학자가 ‘한국에게 졌다’고 인정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가 일본 경제전문지 도요게이자이 기고문에 이같이 밝혔다는 것이다. 노구치 교수는 그 근거로 각종 통계를 인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난해 국가별 평균 임금 통계에서 한국은 4만1960달러인 반면 일본은 3만8515달러로 일본이 이미 실질임금에서 한국에 뒤졌다고 했다. 또 지난해 1인당 명목 GDP를 2000년과 비교하면 한국은 285.2% 증가했지만 일본은 2.9%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작성한 2021년 세계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23위, 일본은 31위라고도 했다.

디지털 기술에서는 한국이 8위고 일본이 27위였으며, 유엔이 발표한 전자정부 순위도 한국은 세계 2위, 일본은 14위라고 했다.

노구치 교수는 그는 지금까지의 추이가 반복될 경우, 20년 후 일본의 1인당 GDP는 4만1143달러, 한국은 8만894달러로 거의 갑절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주요 7개국(G7)에서 아시아 대표 국가를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꿔야 한다는 질문에 일본은 뭐라고 답할 것이냐”며 “일본이 다른 선진국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었다.

지난 10월에는 ‘구매력 평가’를 기준으로 한 일본의 실질임금이 이미 2015년에 우리에게 추월당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도 있었다.

이 신문은 작년 일본의 실질임금은 연 424만 엔으로 1990년부터 30년 동안 4.4% 오르는데 그쳤지만, 한국은 같은 기간 동안 1.9배로 높아지면서, 실질임금이 역전되었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우리가 ‘선진국 일본’보다 돈을 더 잘 벌게 되었다는 얘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 계열 일본경제연구센터는 1인당 GDP가 2027년 한국에, 2028년 대만에 따라잡힐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우리는 광복 이후 ‘극일(克日)’을 수도 없이 외쳐 왔다. 일본과 관계가 불편해질 때마다 외쳤다. 그 ‘극일’이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GDP나 실질임금 등 ‘딱딱한 통계’로 따지면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의 피부에는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가장 쉽게 보여주는 것은 ‘오징어게임’이다. ‘미나리’와 ‘기생충’이다.

‘방탄소년단’도 빠뜨릴 수 없다. 일본 네티즌이 방탄소년단의 ‘참치 가사’에 트집을 잡는 것만 봐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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