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서울 시내 특정지역에 있는 지하차도를 한사코 기피하는 택시기사가 있었다. 지하차도를 통과하지 않고 우회하는 것이다.
택시기사는 그 지하차도를 거쳐서 가야 하는 승객을 태울 경우, “우회해도 괜찮겠는가” 양해를 구했다. “택시요금을 그만큼 빼주겠다”며 돌아가곤 했다.
“바빠서 우회할 수 없다”는 승객이 물론 많았다. 택시기사는 그럴 때는 속도라도 높였다. ‘과속 통과’하는 것이다. 거의 노이로제 수준이었다.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택시기사는 지하차도가 건설되던 당시 그 현장에서 트럭을 운전하고 있었다. 밤이 되면 트럭에 공사자재인 철근을 가득 싣고 운반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 공사 현장에서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철근을 엄청나게 빼돌리고 있었다. ‘부실공사’였다.
공사가 완공된 뒤 택시 핸들을 잡았지만, 그 근처만 가면 당시가 떠올랐다. 그래서 승객에게 우회하자고 ‘호소’를 한 것이다. 혹시라도 무너질지 무서워서 지하차도 ‘기피증’이 걸린 셈이었다.
택시기사에게 이 얘기를 들은 것은 1990년대였다. 그러니까 ‘20세기’였다. 지하차도는 조금 더 일찍 완공되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 등 끔찍한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었다. ‘부실 현장’을 직접 경험했던 택시기사가 겁을 먹었을 만했다.
그런데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철근 부실’이다.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다. 하중을 버티는데 필요한 기둥의 철근이 무더기로 누락되었다는 것이다. 입주 후에 붕괴사고가 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GS건설은 “17개 동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모든 보상을 다할 것”이라며 사과하고 있었다.
1666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최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GS건설은 철근값 아끼려다가 엄청나 비용을 들이게 생겼다. 기업 이미지 추락은 말할 것도 없다.
작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이어 또 사고가 일어나면서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철근 빼먹고 기준 미달 콘크리트를 쓰는 건설회사가 GS건설뿐이겠는가”, “1급 건설회사가 이 정도면 그 이하 업체는 볼 것도 없다”는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10년쯤 전에는 세종시의 어떤 아파트의 기초공사에 들어간 철근이 설계보다 최대 60% 가량 적었다고 했던 적도 있었다. 경기도 연천에서는 몇몇 인부가 철근을 적지 않게 훔쳐간 사실을 알면서도 청소년시설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서울시의 경우 대형 공공·민간 아파트 건설 현장에 대한 한 달 동안의 긴급 점검에 나서고 있다. 시공, 감리, 검측 등이 설계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는 소식이다.
국민의힘이 “대한민국은 ‘심리적 G8 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자평하고 있었다. 그 ‘심리적 G8 국가’에서 국민의 심리가 부끄러워질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부실공사를 잡지 못하는 한, 언제 어디에서라도 대형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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