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조선 시대의 신동을 꼽자면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을 빠뜨릴 수 없다. 김시습은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갓난아이 때부터 글을 익힌 천재였다.
배우기만 하면 외워버린다는 뜻으로 이름도 ‘시(時)’와 ‘습(習)’으로 지었다고 했을 정도다. 불과 3살 때 글을 짓기도 했다. 그야말로 ‘생이지지(生而知之)’의 신동이었다.
김시습은 5살 때 대궐에 불려가서 세종대왕 앞에서 시를 읊었다.
“네 이름을 넣어서 글을 지을 수 있겠느냐”고 하자, 망설이지도 않고 “포대기에 싸여서 온 김시습(來時襁湺金時習)”이라고 했다. 나라의 중신들이 혀를 내둘러야 했다.
그래서인지, ‘5세문장(五歲文章)’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5살에 문장을 한다’는 칭찬이다.
세종대왕이 어떻게 가져가는가 보려고 비단 30필을 하사했더니, 그 비단의 끝을 서로 이어서 끌고 갔다는 일화도 있다.
김시습은 세조의 쿠데타 소식을 들은 뒤 책을 모두 태워버리고 세상을 등졌다. ‘생육신’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김시습은 권력자나, 권력에 가까운 사람을 극도로 싫어했다. 재상이 행차하는 것을 보고 “그만 해먹어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언젠가 신숙주(申叔舟 1417∼1475)와 술을 마시다 곯아떨어진 적 있었다. 신숙주는 그런 김시습을 자기 방에 눕혀놓았다. 다음날, 자신이 신숙주의 방에서 잔 것을 알더니 그대로 박차고 나가버리기도 했다.
그랬던 김시습의 시 가운데 ‘실소(失笑)’라는 글이 있다. ‘어처구니없어서 나오는 웃음’이다.
“고금의 역사를 살펴보며(細窮今古事)/ 실소를 짓고 만다(失笑屢呵呵)/ 나라를 그르치면서도 ‘협력’을 외치고 있다(誤國言言協)/ 자기 몸 생각만 하면서도 하는 일마다 ‘화합’이다(謀身事事和).…”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관한 보도를 보고 떠올리는 ‘실소’다. 참석 인사들이 거의 ‘이구동성’으로 ‘통합’, 또는 ‘단합’을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DJ 100주년 기념사업' 공동추진위원장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지금의 정치는 대립과 반목, 편 가르기, 분열에 빠져 있다”며 “김 전 대통령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분명 국민 통합일 것”이라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우리 정부는 대통령님 유산을 깊이 새기며, 분열과 갈등을 넘어 신뢰와 통합의 시대를 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는 또다시 민주주의, 민생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한 화합과 공감의 경험을 그때 김 전 대통령이 모든 국민과 함께 해냈다”고 했다.
그러나 통합과 단합은커녕, 여도 야도 갈라지고 있다. 탈당이 잇따르고, 창당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사건을 놓고는 ‘특권’ 논쟁이다. ‘쌍특검’은 정쟁이다.
당장 기념식장 밖에서도 야당 지지자들은 한 비대위원장에게 욕설과 비난, 여당 지지자들은 환호였다고 한다. 극단적인 분열이었다. 그러면서도 통합이고 단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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