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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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  영국 소설가 대니얼 디포(16601731)가 쓴 로빈슨 크루소에 나오는 얘기다.

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서 병에 걸렸다. 오한과 발열이 7시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이튿날에는 좀 좋아지나 했더니, 그 다음날 또 몸이 펄펄 끓었다. ‘학질이었다.

무인도에 병원이나 약국이 있을 리 없었다. 그나마 넉넉한 것은 담배뿐이었다.

로빈슨 크루소는 억지로 힘을 냈다. 몸이 조금 덜 아픈 날, 거북이 알 3개를 익혀서 껍질째 먹으며 학질에서 벗어날 궁리를 했다. 브라질 사람들이 담배를 약으로 먹는다는 말이 얼핏 기억났다.

그러나 복용방법을 알 수 없었다. 효과가 있는지도 미지수였다.

그래도 시도해볼 수밖에 없었다. 로빈슨 크루소는 담뱃잎을 그냥 씹어서 삼켜봤다. 술에 담갔다가 복용해보기도 했다. 담배연기를 코에 들이대고 참을 수 있을 만큼 견뎌보기도 했다.

모두 정신이 빠져나갈 정도로 독했지만 며칠 후 몸이 거뜬해질 수 있었다.

우리에게도 담배=이었다. 그것도 만병통치약이었다.

서양의 뱃사람 헨드릭 하멜은 하멜 표류기에 이렇게 썼다.

조선 사람들은 5060년 전까지 담배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그러나 지금은 남자뿐 아니라 여자도 피우고 심지어는 45살 먹은 아이들도 피운다.

그러나 하멜의 착각이었다. 아이들의 회충을 없애기 위해 담배를 약으로 사용하도록 한 것을 잘못 알고 적은 것이었다고 한다.

성호사설은 가래가 목에 걸렸을 때, 비위가 거슬려 침이 흐를 때, 소화가 되지 않아 눕기 불편할 때, 먹은 것이 가슴에 걸려 신물을 토할 때 이롭다고 했다.

유럽 사람들은 담배를 두통약으로 사용했다. 로마의 교황에게 천식 특효약으로 진상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파스퇴르연구소가 니코틴에 사고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적도 있었다.

스페인의 미술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는 태어났을 때 웬일인지 숨을 쉬지 않았다. 모두들 사산으로 여겼다.

마침 피카소의 삼촌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삼촌은 담배연기가 가득한 입김을 피카소의 가슴 속으로 불어넣었다. 그러자 피카소는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소생한 것이다. 담배가 아니었더라면 위대한 미술가는 세상 구경도 못해본 채 버려졌을 것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말은 담배 있나?”였다고 했다. 하지만 경호과장에게는 담배가 없었다.

이 마지막 말 때문에 노 전 대통령 영전에 담배를 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불을 붙여서 분향을 대신하거나, 담뱃갑을 그대로 올려놓는 경우도 있었다.

만약에 경호과장에게 담배가 있었더라면, 노 전 대통령은 담배를 천천히 태우면서 혹시 생각을 바꿨을지도 몰랐을 것이다. 아니면 노 전 대통령의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본 경호과장이 눈치를 채고 극단적 선택을 막았을 수도 있을 듯싶기도 했다.

그리고 벌써 14년이다. 추도식이 엄수된 봉하마을은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물결이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생전에 좋아했던 담배에 관한 보도는 없었던 듯했다. ‘금연의 날31일 담배의 좋은 점을 뒤적이다가 기억난 골초 노무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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