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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에 파브르가 매미 요리를 시식하는 장면이 나온다.

“4마리의 새끼 매미를 얻었다. 그 맛을 될수록 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간단한 요리방법을 택했다. 올리브기름 45방울, 소금 한 스푼, 양파 등을 약간 준비했다.매미튀김 맛은 새우튀김 맛과 비슷했다. 아니, 볶은 메뚜기 맛에 더 가까웠다. 무척 딱딱하고 물기가 없어서 마치 가죽 씹는 듯했다.”

이랬으니, 파브르의 입맛에 매미요리는 별로인 듯했다. 그래도 파브르는 옛날 기록까지 연구하고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 의하면, 그리스 사람들은 매미를 아주 진귀한 요리로 여겼다. 매미는 허물을 벗기 전의 것이 맛이 특히 뛰어나다고 한다.”

네 발 달린 것이면 책상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 사람들도 빠질 수 없다. 중국의 옛 요리책인 제민요술에는 매미를 요리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나와 있다. 굽고, 찌고, 삶아서 먹는 방법 등이다.

중국 사람들은 매미를 요리로 즐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높게 평가했다. 매미의 ‘5가지 덕(五德)’이다. 매미에게 본받을 것이 있다는 것이다.

매미는 머리에 반문(斑紋)이 있으니 학문()이 있고 이슬만 먹고사니 맑음()이 있고 사람이 가꿔놓은 곡식이나 채소를 훔쳐 먹지 않으니 염치()가 있고 다른 곤충과 달리 집을 짓고 살지 않으니 검소()하고 자기가 사는 계절을 지키며 떠나야 할 때를 알고 있으니 신의()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미는 사람이 가꾼 것을 먹지 않고 이슬만 먹는다고 했다. 그래서 사리사욕이 없다.

매미는 자기 집 따위에는 관심 없이 노숙자로 살아간다. 부동산 욕심도 없다. 집값, 전셋값 걱정도 당연히 있을 수 없다.

매미는 다른 곤충처럼 오래 살아보려고 월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여름철에만 잠깐 살다가 서리 내리는 날 사라져버린다.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알고 있는 것이다.

매미는 땅속에서 일생의 거의 전부를 산다. 종류에 따라 34, 또는 1317년을 땅 속에서 보낸다고 한다.

그러다가 성충이 되면 땅 밖으로 나온다. 밖으로 나오면 이미 일생을 마감할 때가 된 것이다. 늘그막을 욕심 없이 살다가 때를 맞춰 물러나는 것이 매미다.

임금은 이렇게 덕이 많은 매미의 날개를 상징하는 익선관이라는 모자를 썼다. 관리들은 사모를 썼다. 매미의 날개 모양을 본뜬 모자다.

극한 호우로 혹시 여름이 실종되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올해도 동네 공원에서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고 있다. 기상청의 장마철 종료 발표와 때를 맞춰서 울고 있다. 매미는 시간관념도 철저했다.

그런데, 매미에게는 ‘5가지 덕외에 1가지를 더 추가해도 될 만했다. 길바닥에 누워 있던 개미가 그랬다.

엎드리지 않고 누웠으니 죽은 매미였다. 하지만 누워 있는 상태에서도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개미떼가 달려들어 잡아끌고 있었다. 매미는 죽어서도 자신의 몸까지 남에게 주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못된 인간은 묻지 마 흉기 난동인데, 매미는 신체 공양이었다.

그러니 매미는 ‘5+1 ’, ‘6가지 덕을 갖추고 있다고 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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