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일석(逸石) 변영태(卞榮泰 1892∼1969)는 국무총리와 외무부 장관을 역임한 ‘고위공무원’이었다.
변영태가 대한민국 대표로 유엔총회에 참석했을 때였다. 유학 중이던 아들이 찾아와서 뒷머리를 긁고 있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고위공무원’ 아들인데도 유학 생활이 제법 고달팠던 모양이었다.
함께 참석한 대표단 일행은 변영태가 아들에게 생활비까지는 몰라도 용돈 몇 푼쯤은 찔러줄 것으로 생각했다. 대한민국 대표에, 고위공직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림도 없었다. 변영태는 그 자리에서 아들을 혼냈다. “고학을 할 용기가 없으면 당장 귀국하라”고 호통친 것이다. 변영태는 사랑하는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필리핀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를 앞두고 있을 때의 일화도 있다.
출장 준비를 하는데 주위에서 충고했다. 필리핀은 날씨가 뜨거운 곳이니 여름옷을 꼭 챙기라는 충고였다.
하지만 변영태는 거절했다. 옷 보따리 때문에 ‘운임’이 더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었다. 변영태는 입고 있던 동복 차림 그대로 출국했다.
필리핀에 도착하고 나서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중교통만 이용했다. 나라에서 지급해준 출장비를 아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귀국한 뒤 남긴 출장비 30달러를 반납했다.
변영태는 이후에도 출장 때마다 ‘단돈’ 10달러라도 절약해서 남겼다. 부하 직원들은 그런 변영태를 ‘변 고집’이라고 불렀다.
장관이 ‘솔선수범’하니까 부하 직원들도 따랐다. 부하 직원들도 변영태처럼 ‘구두쇠’가 되었다.
영문학자인 변영태는 관직에서 물러난 후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생활비를 벌었다.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고위공무원 출신이 연탄불을 직접 갈아야 정도로 부족하게 살았다.
세상을 떠났을 때 사망 원인도 ‘가스중독’이었다. 연탄가스를 마신 것이다.
변영태는 가인(街人) 김병로(金炳魯·1887∼1964)와 함께 이 시대의 대표적인 청백리로 꼽히고 있다.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 딸의 이른바 ‘아빠 찬스’가 놀라웠다. 학생 신분으로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집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갭투자’라고 했다. 아버지에게 증여받은 돈으로 주식을 매입했다가 갚으면서 원금의 63배나 되는 차익도 거뒀다고 했다.
그렇지만 “법을 준수했고, 세금도 성실하게 납부했다”고 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랬다가 주식을 기부하겠다고 밝히고 있었다.
아들에게 호통을 친 변영태와 대조적인 듯했다. 그래서 돌이켜보는 ‘이 시대의 청백리 변영태’ 이야기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대전 MBC 사장 재직 시절에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단 1만 원도 사적으로 쓴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었다.
그렇더라도 그 사용한 규모가 대단했다. 유흥주점·골프장·호텔 등에서 썼다고 했다. 서민들은 상상하기도 껄끄러울 만큼 많았다.
그래서 또 뒤져보는 ‘이 시대의 청백리 변영태’의 일화다. 변영태가 돈 쓰는 방법을 몰라서 구두쇠처럼 아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명품백을 받는 일 따위도 아마도 없었을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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